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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선분홍 Mar 26. 2019

영화 <우상> 리뷰

당신의 우상은 무엇입니까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 <우상>을 보았습니다. 티켓과 함께 청심환을 나눠주더군요. 러닝타임은 144분. 뭔가 느낌이 옵니다. '아 무섭고 긴 영화구나..' 하지만 여러 사건들이 얽히고설켜서 어디가 끝인 지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에 상영시간이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영화 <우상>은 우선 한석규 x설경구 x천우희라는 배우진이 눈길을 끕니다. 이들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영화 한 편씩은 있을 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하는 세 배우가 만나서 어떤 시너지를 냈을지 궁금했습니다. 다 보고 나서의 느낌은 '관객에게 친절한 영화는 아니었다'입니다. 왜냐하면 상영을 마친 뒤 상영관을 나서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아까 그 장면은 어떤 상황이었던 거야?" 내지는 "연변 사투리라서 그런가 잘 안들 리더라." 등의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감독의 예술이라 불리는 영화도 해석은 관객의 몫이니 각자 의미를 찾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의 사고로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주인공인 도의원 구명회(한석규)는 중의사 출신으로 청렴한 도덕성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차기 도지사로 주목받고 있는 자신의 입지를 잘 알고 있기도 하고요. 어느 날 아들이 교통사고를 낸 뒤 이를 은폐하려 하자 아들을 자수시킵니다. 어떻게든 재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 정보를 모아 온 보좌관에게 오히려 면박을 줄 만큼 원칙주의자처럼 보이죠. 하지만 교통사고 피해자가 지체장애인이었고 함께 있던 불법체류자 아내 최련화(천우희)가 실종되자 사건은 복잡해집니다. 피해자 아버지인 유중식(설경구)이 사고를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결국 구명회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기 시작하는데요.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무기를 동원해 싸워나가는데, 스릴러 영화인만큼 복선이 많아 퍼즐을 맞추는 재미가 있습니다.





나는 괜찮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이수진 감독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쓰면서 '나는 괜찮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보았다고 합니다. 각자의 신념에 따라 나아가는 이야기들을 관객들과 함께 나눠보고 싶었다고도 하고요. 영화에 나오는 수많은 등장인물들도 옳든 그르든 각자의 신념에 따라 모든 일을 선택합니다. 다른 사람을 해치더라도 돈이 최고인 인물들이 있는 반면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를 지키기 위해 힘쓰는 인물도 있습니다. 앞의 줄거리에서 언급했듯이 명예와 이미지가 제일 우선인 주인공 구명회 같은 캐릭터도 있고요. 구명회는 결국 가족도 잃고 본인의 몸도 망가지지만 그것 또한 고난을 딛고 일어선 불굴의 사나이 스토리로 만들어 버립니다. 영화는 그가 많은 청중들 앞에서 동기부여 강연을 하면서 마치는데요. 저렇게까지 하면서 지켜야 하는 신념은 무엇일까 싶다가도, 자신의 신념대로 선택하고 살았으니 어떻게든 살아지는 것일까 싶기도 합니다. 흑백논리로 각자의 신념을 옳다 그르다 나누기는 어렵겠지만, 괜찮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은 계속 던져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나의 가치관이 등장인물 중 누구와 제일 닮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단, 영화에 잔인한 장면들이 종종 나오니 이왕이면 동행인과 함께하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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