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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Nov 08. 2019

콧구멍에 자일리톨을 넣어봐요!

지나친 호기심과 실행력으로 인해 곤경에 처한 딸의 이야기

배경 이미지 출처: Unsplash



2019. 11. 7



딸을 데리러 간 어린이집에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휴직을 해서 한동안 보이지 않던 선생님이었다.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하자, 나를 반기며, 오늘 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냐며 흥미진진하게 딸이 저지른 만행(?)을 이야기해주었다. 


어린이집에서는 식사나 간식 시간 후에 아이들에게 자일리톨을 한알씩 주는데, 무슨 생각에서인지 딸아이가 그 자일리톨을 입이 아닌 콧구멍에 집어넣었다. 딸은 장난을 치다가 콧구멍에 들어간 자일리톨에 놀라 울면서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 선생님이 딸의 코에 들어간 자일리톨을 빼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오늘 자일리톨을 어떻게 했는지 물으니 딸이 술술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했다. 이유를 묻자, 딸은 웃으며 모르겠다며 스리슬쩍 넘어가려 애썼다. 이미 많이 놀랐을 테고, 똑같은 일을 하진 않을 것 같아,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가볍게 타이르며 딸의 애교에 못 이기는 척 추궁을 멈췄다.

 

딸은 호기심이 과한 편이다. 위험하거나 조심해야 할 상황을 알려주면 곧잘 알아듣긴 하는데, 가끔 호기심이 넘쳐흘러 난처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일례로 꽤 오래전에 엘리베이터 문에 딸 손가락이 낀 적이 있다. 늘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엘리베이터 문의 움직임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손가락으로 문을 만지다가 문이 겹치는 부분에 손가락이 빨려 들어갔다.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손가락이 많이 끼지 않아 손가락을 어렵지 않게 뺄 수 있었다. 그 후론 딸이 조심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최근에 다시 엘리베이터 문에 대해 호기심이 발동하는 듯했으나, 문에 손가락이 끼었던 일을 상기시켜주자, 다시 조심하기 시작했다. 


넘치는 호기심 때문에 가끔 그만하길 다행인 경험으로 위험을 배워나가는 딸이 걱정스럽다. 그나마 한번 경험한 일은 잘 기억하고 조심하니 다행이다. 코에 들어간 자일리톨 덕에, 앞으로 코에 무언가를 집어넣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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