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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Mar 15. 2021

살인하지 않은 사형수

오만한 기득권, 명백한 잘못을 바로잡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이유

배경 이미지 출처: Pexels



무전유죄! 운이 좋아 경험하지 않아서 그렇지 누군가는 겪어내야 하는 아주 고된 삶이 있다. 누명으로 언제 집행될지 모를 사형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감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면... 안타깝게도 소설 같은 실화들이 여기저기 존재한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실화는 회고록이 되기도 하고,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소설이 되기도 한다. 서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 몇 권과 영화를 소개한다.


기득권은 오만함을 채우기 위해,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머리를 숙이고 사과하지 않기 위해 약자를 희생시켜 모든 것을 덮으려 했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끈기 있게 애쓰는 사람이 없었다면... 억울한 약자들의 이야기는 그냥 묻혔을 것이다. 브라이언은 앤서니 레이 힌턴의 무죄 인정을 위해 그의 변호사로 16년을 함께 했다. 


문득 우리나라의 박준형 변호사와 그의 재심 사건들이 떠오른다. 그저 지지리 복도 없는 어느 한 사람의 일이라고 치부하고 잊기엔 생각보다 흔한 일이고 피해자의 인생이 지나치게 망가졌다. 억울한 약자 곁에서 싸우는 훌륭한 이들을 응원하는 게 마땅하지만, 억울한 약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회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Just Mercy: A Story of Justice and Redemption

(한국어판) 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Just Mercy

인권 변호사 '브라이언 스티븐슨'이 쓴 회고록 'Just Mercy: A Story of Justice and Redemption'을 원작으로 한 법정 영화



The Sun Does Shine: How I Found Life, Freedom, and Justice

(한국어판) 그들은 목요일마다 우리를 죽인다



The Guardians



Just Mercy 책과 영화, 그리고 The Sun Does Shine 책


2020년 1월 지인이 페북 담벼락에 영화 Just Mercy를 죄가 없거나 과도한 형량을 받은 사형수를 돕는 인권변호사 브라이언 스티븐슨의 이야기라고 소개해 놓았다. 영화의 원작이 된 책을 읽지도 브라이언 스티븐슨의 TED 강연도 들은 적이 없는데 이름과 내용이 너무나 익숙했다. 마구잡이로 들었던 오디오북들 중 어디선가 접한 이름인 것 같아 기억을 더듬어봤다. 2019년에 우연히 마주한 오디오북 The Sun Does Shine: How I Found Life, Freedom, and Justice에서 수도 없이 들었던 이름이 브라이언 스티븐슨이었다. The Sun Does Shine은 사형수로 30년 수감생활을 하고 무죄로 풀려난 Anthony Ray Hinton의 회고록이다. 


앤서니 레이 힌턴의 회고록은 사형수가 바라본 사형수를 돕는 변호사 브라이언을 묘사하고 있었는데, 브라이언이 쓴 회고록, Just Mercy: A Story of Justice and Redemption은 정반대의 시선으로 변호사가 마주한 억울한 사형수들을 묘사했을 테니, 양쪽의 시선을 다 경험해보고 싶었다. 도서관에서 도서대여 예약을 하고 보니 대여 줄이 한없이 길었다. 수십 명이 기다리는 책이라니... 다행히 오디오북이 도서대여 줄이 짧아 편하게 오디오북으로 Just Mercy를 들었다. 브라이언의 회고록은 Walter McMillian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여러 사형수 이야기들이 스치듯이 등장하는데, Anthony Ray Hinton도 등장한다.


Just Mercy 영화는 보통 영화가 그렇듯이 책을 다 담아내지 못했지만, 책보다 차분하게 현실을 직면하게 했다. 책은 스티븐슨의 감정이 배어나면서 때때로 나의 감정, 생각, 또는 편견과 부딪혀 개운하지 않은 뒷맛을 남겼다. 개인적으론 두 회고록을 먼저 읽고 영화보기를 추천한다. 두 회고록과 영화는 사형제도 비판보다는 개개인의 삶을 조명해 자연스레 사형제도에 의문을 품게 했다. 피해자 입장에선 필요악이라고 할지도 모를 제도지만, 사형집행을 위해 누군가를 사회가 허용하는 살인자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게다가 사형이 집행돼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면? 잔악 무도한 죄인은 사회와 격리되어야 하지만, 잔악 무도한의 정의를 내리는 일은 많은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 브라이언 스티븐슨이 TED 강연에서 가난의 반대가 정의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 울린다.


The Opposite of Poverty is Justice.



존 그리샴이 쓴 소설, The Guardians


어쩌다 듣게 된 오디오북, The Guardians. 신기하게도 위의 두 회고록을 떠오르게 한 책이다. John Grisham이 혹시 브라이언 스티븐슨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닐까 싶었는데... 찾아보니 Centurion의 설립자 Jim McCloskey에게서 영감을 받아 쓴 책이다. Centurion은 브라이언 스티븐슨이 세운 Equal Justice Initiative와 다르면서도 닮은 비영리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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