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키워라! 하나... 뒤늦은 아하! 의도된? 의도치 않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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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큰 목소리로 자기주장을 펼치던 S가 떠오른다. S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사람이지만, 특히 그녀의 딩크 알림이 내겐 꽤 충격이었다. 개인 사생활을 캐묻는 것을 꺼려하는 문화지만, 어느 정도 친해지다 보면 개인사를 조금씩 알게 되기 마련이다. 어쩌다 나온 자녀 계획에 관한 대화에서 그녀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고 불가능하다며, 남편이 정관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녀의 딩크 선언에 대화는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곧 이런저런 일상 수다가 이어졌다.
2010년을 전후한 핀란드의 그 시절에는 30대 초중반의 여성에게는 임신, 출산에 대한 사회적 압박보단 생물학적 압박이 존재했다. 그 시기의 그녀들은 아이 대신 강아지를 키우기로 합의하거나, 오랫동안 함께 했지만 아직은 피터팬이고 싶어 하는 남자 친구를 떠나 새로운 연인과 아이를 갖기도 하고, 아이는 그닥이지만, 아이를 원하는 그녀를 놓칠 수 없었던 남자 친구의 마지못한 동의를 이끌어내 아이를 가지기도 했다. 물론 어쩌다 생긴 아이를 감당하기도 하고, 커플 모두가 원해서 아이를 가지기도 하고, 아이를 원했지만 가질 수 없어 포기하는 등 다양한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그중 S처럼 커플 모두 아이를 원치 않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처음 S의 딩크 알림을 들은 뒤에도, S네 커플 사정은 종종 들을 수 있었다. 아마도 S를 어느 정도 아는 지인이라면 누구나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그녀의 가족계획을 인지하고 있으리라... 어느 날 호기심에 조심스럽게 S에게 딩크를 굳이 그렇게까지 광고하듯이 알리는 이유를 물었다. 아이에 관한 연이은 질문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S만의 능동적인 대처라는 답이 돌아왔다. 특히, 윗세대의 '그래도 아이는 있어야 한다'로 시작되는 쓸데없는 긴 참견을 막기 위해서는 남편의 정관수술 사실 적시가 최고라고...
문득 그녀의 자발적 딩크에 대한 외침이 이직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인식 탓에 대놓고 임신 출산 가능성을 가진 여성을 차별하진 않지만, 보이지 않는 차별이 절대 없다고 할 순 없다. 노키아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가 휴대폰 사업에 손을 떼며 많은 인재들이 취업시장에 몰렸을 때였다. S도 그 무리에 있었다. 그녀의 전문성 덕택에 유럽 다른 나라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지만, 남편과 함께 있고 싶던 S는 핀란드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S의 상황을 알게 된 옛 동료 하나가 자신의 회사에 S의 전문성을 살려 해당 부문을 신설해달라는 제안을 하며 그녀를 스카우트했다. S는 전문성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인재였지만, 무자식이 확실한 그녀의 사생활도 매력적인 인재에 한 스푼 정도는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