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디 짧은 머리가 오히려 예쁜 얼굴을 돋보이게 했다.
배경 이미지 출처: Unsplash
우리 집 아이들은 아직까지 미용실에 가본 적이 없다. 대체로 그가 아이들의 헤어스타일을 책임진다. 긴 머리인 딸은 주로 앞머리만 다듬어주는 수준이지만, 아들의 머리는 손이 많이 간다. 그래서일까? 그는 아들 머리 손질을 미루고 미뤘다. 지난 5월 말, 매해 그랬듯이 곧 여름이라며 그가 아들의 머리를 밀어줬다. 갑자기 동자승이 된 아들은 동글동글한 게 오히려 예뻐 보이기까지 했다.
짧디 짧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면 느껴지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 계속 만지작거렸다. 문득 당하는 입장인 아들은 귀찮고 싫을 수도 있어서 괜찮냐고 물었다. 아들은 자기도 그 느낌이 재미있고 좋아서 계속 만지게 된다며 배시시 웃었다. 이 순간을 고이 접어 훗날 펼쳐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아들 머리 만지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