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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Jul 20. 2022

어려운 습관 들이기, 글쓰기

행복의 순간을 나중에 여러 번 다시 경험하고 싶다면...

배경 이미지 출처: Pexels



2022. 7. 18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자리를 잡았다. 7월엔 항상 무언가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실천하기가 유독 어렵다. 방학인 아이들과 함께 하다 보면 시간이 휘리릭 지나간다. 때론 더위에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 고집스레 내 시간을 마련해야 하는데, 잡다한 일들을 끊임없이 하다 보면 하루가 흐지부지 지나간다. 내일부터는 나를 위해 머라도 해보자라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그렇게 하루가 지나 1주일, 2주일이 지나면, 내가 그렇지라며 남은 7월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주말여행으로 지친 그 대신 아들의 체스대회 따라왔다. 기다리는 동안 내일로 미루며 다짐만 하던 글쓰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에 브런치 창을 열었다. 7월은 조금이라도 매일 글을 써보겠다고 다짐했건만, 7월 3일에 임시 저장된 글을 불러오겠냐는 안내 창의 물음이 나를 반겼다. 그래도 7월 초에 시도는 했구나 싶어 오늘부터라도 다시 다짐을 하며 나를 달래 본다. 


마음을 다 잡는 나를 반긴 7월 3일의 임시 저장된 끄적임은 내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했다. 이래서 매일매일 순간을 잡으려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닐까? 자정이 지난 시간, 내 옆을 좀비처럼 스쳐가는 그에게 내 옆을 지나갈 때 가끔 잠깐 시간을 내서 나를 안아줘라고 부탁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딸을 화장실에 데려다주려고 하는 거라며 그가 답했다. 딸 생각하는 마음 한 방울만 내게 쓰면 어떨까라고 하자, 너도 화장실에 데려다 줄게라고 그가 답했다. 졸음이 뚝뚝 떨어져 좀비 같은 와중에도 나를 놀려먹는 그의 재치와 짓궂음이 떠올라 그가 얄미웠지만, 행복하고 따스한 감정도 함께였다.




7월 3일에 임시 저장된 글


자정이 지난 시간 내 옆을 좀비처럼 지나가는 그에게 잠깐 지나가면서 가끔은 날 안아줘...

딸내미 화장실 델고 갈려고

예윤이 생각하는 맘 한 방울만 내게 쓰면 어떨까?

너도 화장실 데려다줄게..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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