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엔 맛있는 게 많냐고 묻는 아들, 뭐라 답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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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잠이 많은 나, 아이들 등교를 위해 일어나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게 일상이다. 그래서 은근 이런저런 실수가 잦다. 딸의 아침을 챙겨주고 내 아침으로 양배추를 기본으로 한 비빔밥을 준비하다가 그릇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다행히 접시는 멀쩡했는데, 접시가 완전히 뒤집어지면서 접시에 있던 양배추, 밥, 계란, 무 생채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아까웠지만, 바닥과 키스를 한 음식을 주어 담아 먹기엔 우리 집 바닥이 좀...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치우고 나니 다시 똑같은 아침을 준비하고 싶지 않았다.
라면이나 먹어야겠다 싶어 라면을 끓이는데, 10시에 등교하는 아들이 내 라면을 함께 먹겠다고 나섰다. 아들의 요청대로 아침으로 라면을 주니 라면과 함께 먹을 김을 찾았다. 라면과 같이 먹던 돌김은 다 먹어서 더는 김을 줄 수 없고, 김밥용 김은 김밥을 위해 남겨둬야 한다 하자 아들은 쉽게 수긍했다. 그러더니 한국에 가면 라면에 양껏 김을 먹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럴 수 있다며 한국에 가면 김을 많이 사 오자고 답했다. 아들은 왜 한국엔 물고기 종류도 많고, 치즈가 들어간 핫도그도 있고, 맛있는 게 많냐며 투덜댔다.
얼마 전 한국어 공부를 위해 챙겨보던 드라마를 보다가 아들이 나를 급하게 찾았다. 모르는 단어를 물으려나보다 싶어 내심 기특하다 생각하며 달려갔다. 아들은 내 기대와 달리 화면에 보이는 핫도그를 가리키며 저게 뭐냐고 맛있냐고 물었다. 한국에 가면 먹을 수 있냐며 언제 한국에 가냐고 물었다. 한국어 공부를 위해 드라마를 꾸준히 보게 했더니, 드라마에 나오는 음식들이 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나 보다. 실망을 안겨줄까 봐 핀란드엔 맛있는 게 별로 없다는 슬픈 사실을 아이들 앞에서 입 밖으로 꺼낸 적이 없는데, 아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며 스스로 깨달았다. 그 덕에 더더욱 한국에 가는 걸 손꼽아 기다리는데, 올해는 어려울 것 같고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은데 어쩌지? 할아버지, 할머니 더 나이 드시기 전에 가긴 가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