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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Apr 04. 2023

10년 전, 오늘... 한 살 반의 아들

페북이 사랑스러워질 때, 아들의 아가아가한 모습을 떠올리게 해 줄 때,


10년 전 오늘 페북 담벼락에 써놨던 글을 마주하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시간을 맘대로 되돌릴 수 있다면 잠깐 그 시절로 돌아가 아기였던 아들을 꼭 안아주고 싶다. 서툴렀던 엄마라 아기였던 아들과의 시간을 맘껏 즐기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쉽다. 둘째에게는 느껴지지 않는 아들을 향한 짠한 마음... 아주 예쁜 아기였던 아들이 종종 눈물 나게 그립다. 그래서 지금의 멋진 아들에게 가능한 많은 사랑표현을 해주려 애쓴다. 10년 뒤에 나는 이 시간을 오늘의 내가 10년 전의 그 시간을 그리워하듯이 그리워할 것이다. 그러니 아들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을 아쉬움 없도록 채워나가야겠다.


No need to drink apple juice. Just putting fingertips to the juice and lick them. Yummy! -Emil's way-

물 잔과 주스 잔이 있다. 물은 마신다. 주스는 손으로 찍어먹는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간식은 병아리콩이다. 특이한 취향이시다.
눈이 녹고 있는 요즘 그분은 웅덩이에서 첨벙거리며 노시나 보다. 매일 저녁, 벙어리장갑에서 모래 떼고 말리고, 옷에 얼룩 닦아내는 게 일이다. 그래 즐겨라! 잘 놀고 있는 반증이니 그다지 나쁘지 않다.


아기 때 아들은 침을 삼키지 않고 다 뱉었다. 줄줄 흐르는 침이 침받이나 브띠 스카프론 감당이 안 돼서, 꽤 큼직한 천을 스카프처럼 둘러줘야 했다. 예쁘게 입히고 싶은 나의 욕심은 접어야 했다. 오히려 침으로 젖은 옷이 피부를 짓무르게 하지 않을까 걱정하기에 급급했다. 게다가 이맘때 삽으로 뜬 모래를 공중에서 떨어뜨리는 자신만의 놀이에 푹 빠져있었는데, 그 모래가 거의 다 아들에게 떨어져 나를 상당히 난감하게 했다. 아들은 즐겁다고 하는 놀이를 차마 안된다고 말릴 수 없었다. 말려봐야 나 없는 곳에서 신나게 할 텐데... 모래 범벅이 된 얼굴과 장갑으로 서로를 문지르다 보니 얼굴에 자잘한 상처가 생겼다. 게다가 침을 삼키지 않는 습관 때문에 얼굴엔 침독까지 올라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다. 다행히 아기피부의 놀라운 재생력으로 큰 흉터 없이 성장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까이 얼굴을 들여다보면 그때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2013년 4월 12일의 내 어여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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