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어린이집 선생님, 부모보다 한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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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시 반이 넘어서 어린이집에 있는 딸을 데리러 갔다. 선생님 옆에서 친구와 붙어서 놀고 있는 딸을 어린이집 마당에서 보았다. 두 아이는 큰 플라스틱 트럭을 하나씩 가지고 놀고 있었다. 의례적으로 선생님에게 아이의 하루가 어땠는지를 물었다. 'Nothing special today.' 오늘은 특별한 것이 없었다는 이야기 (평범하지만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는 고마운 이야기)를 선생님과 조금 길게 나누고 있었다. 그 사이 딸 옆에 놀고 있던 짓궂은 친구가 가지고 놀던 트럭으로 딸이 가지고 놀고 있는 트럭을 밀었다. 딸이 '에~'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선생님은 소리를 지르지 말고 말로 싫다고 표현을 해야 한다고 딸에게 조언했다. 짓궂은 친구는 딸이 소리 지르는 것이 재미있었는지 계속 딸이 가지고 놀던 트럭을 밀며 딸의 신경을 긁었다. 그때마다 딸은 '에~'하며 소리를 질렀고, 선생님은 소리를 지르지 말고 친구에게 하지 말라고 말을 하라고 했다.
딸과 딸의 개구쟁이 친구가 투닥거리던 모습은 집에서 늘 보던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었다. 단지, 개구쟁이 친구가 오빠로 바뀔 뿐... 놀라운 것은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기계가 아닐까 의심이 갈 정도로 매번 감정을 뺀 채 침착하게 딸에게 소리 지르지 말고 친구에게 하지 말라고 말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해주는 선생님이었다. 나 같았으면 벌써 두 녀석에게 각각 소리 지르지 말고 약 올리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을 텐데... 선생님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지 말고 말을 하라고 말해주고, 하지 말라는 적당한 표현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것 같자,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아이가 싫다고 표현했는데도 친구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장난을 치자 짓궂은 친구의 장난감 트럭을 한 발치 떨어트려 놓았다. 아이가 친구와의 갈등을 조용하지만 가장 이상적으로 풀 수 있도록 한 발짝 물러서서 이끌어주는 선생님은 아이들을 다루는 데 있어서 진정한 전문가다. 난 그렇게 못하겠던데, 이것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인가?
그나저나 딸과 개구쟁이 친구는 같이 잘 놀다가도 투닥거리며 지내는 것 같다. 딸의 친구는 또래보다 장난꾸러기스러운 행동을 좀 하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무슨 일만 있으면 친구들이 무조건 그 친구 탓을 한다고 들었다. 마치 딸아이가 오빠가 자기 주변을 어슬렁거리면 반사적으로 소리 지르는 것과 같은 원리가 아닐까 싶다. 이래서 사람은 평소 행동을 바르게 해야 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