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39-

한밤의 웃음소리

by 이사금

39. 한밤의 웃음소리


“키득 키득-!”

한창 TV에서 해주는 공포영화를 보고 있던 나예는 낮지만 거슬리는 웃음소리가 방 안에서 살며시 들리는 걸 알았다.

기이하게 생각한 나예는 동생이 낸 소리인가 싶어 동생을 쳐다봤지만, 영화를 보려고 벼르던 동생은 자정이 가까워지자 이제는 침대에 누워서 아예 졸고 있었다.

지금 TV 화면에는 거무튀튀하고 음침한 풍경에 서구적인 형태의 저택이 나오고 있었고 이윽고 저택 안의 복도에서 영화의 주인공과 하얀 옷을 입고 창백한 얼굴을 한 채 기이하게 움직이는 여자가 한 화면에 등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 속 주인공이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갑자기 주인공에게 달려들었고, 영화를 보고 있던 나예는 기겁하여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푸훗-!”


하지만 그 순간 분명 깜짝 놀랄만한 장면에 마치 그것이 웃긴 것처럼 비웃는 소리가 또 방안에서 들렸고 나예는 동생이 그러는 건가 싶어서 다시 동생이 있는 자리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동생은 세상 모르게 잠들어 TV 화면의 소란에도 깨어날 줄 몰랐고, 그날 나예의 부모님은 야근이라 집에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두려움에 질린 나예는 더는 공포영화를 볼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코미디 예능이 재방송되는 번호로 채널을 돌렸다.

그러자 이에 ‘쳇-’ 하며 아쉬워하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린 것 같았고, 이후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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