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공터
42. 오싹한 공터
아까까지 온몸이 수렁에 빠지는 것 같다며 혹시 자신이 가위에 눌리고 있나 싶었던 가빈은 뭔가 이상한 걸 알았다.
기묘하게 숨쉬기가 어렵고 팔과 다리가 답답하게 아파 왔기 때문이다.
언제 잠이 들었고 또 여긴 어디인 건지 가빈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주위를 살피려고 했지만, 시야는 부옇고 귓속이 웅웅 울렸다.
그 웅웅거림은 왠지 사람의 웅성거림과도 같아서 가빈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았고, 이내 그가 처형장에서 사형을 기다리는 죄인처럼 사지가 굵은 밧줄에 결박된 걸 알았다.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어 가빈이 좀 더 정신을 차리려는 사이 갑자기 섬뜩하게 번뜩이는 칼날이 시야에 들어왔고 곧 그 칼날이 가빈의 목을 향해 날아오려는 찰나였다.
- 안돼!
이윽고 공포는 거대한 파도처럼 가빈을 덮쳤고 그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는 순간 눈이 뜨이며 하얀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그건 근처 도로에 있는 가로등의 불빛이었고, 얼떨떨 정신을 차린 가빈은 자신이 술에 취한 채 근방 공터의 벤치에 앉아 잠들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까 꿈속의 자신은 마치 참형을 받아내던 죄인과도 같아서 알 수 없는 오싹함에 질린 가빈은 술이 깬 채 후다닥 그 자리에서 일어나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상할 정도로 저 공터는 개발이 되지 않고 근처만 가도 을씨년스럽다며 가빈은 과거 저곳은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무서운 상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