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물리치다
43. 귀신을 물리치다
엄마가 저걸 갖고 가겠다고 했을 때 무조건 말려야 했다고 연두는 거실 구석에 놓인 서랍을 노려보며 생각했다.
아직 쓸만한 것이니 필요한 분은 가져가도 된다고 서랍의 주인이 붙여 놓은 메모도 그렇고, 사람이 다니는 길거리에 덩그러니 그런 걸 내놓는다면 아무래도 눈길이 가지 않는 인간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말이 서랍이지, 그것은 사람이 들고 계단을 올라가도 될 작은 크기에 표면에 화려한 무늬가 있어서 마치 외국에서 파는 수제 명품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연두는 그 서랍이 이상하게 싫었고, 엄마가 굳이 그걸 들고 집에 들어오는 걸 말리지는 않았으나 솔직히 꺼림칙하기 그지없었다.
이상하게 그 서랍이 들어온 뒤로 연두는 집에 혼자 있을 때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는 기분이 들어 가끔 소름이 돋기도 했으니까.
지금 자정이 넘어 물을 마시러 방 밖으로 나온 연두는 모두가 잠든 시각 집 거실을 기어 다니는 저것이야말로 분명 서랍에 딸려 들어온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파악했다.
- 앗, 날 쳐다 봤다.
이윽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이인지 어른인지 모를 그 기이한 것이 연두를 돌아보았고 기이한 소리를 내며 으르렁거렸다.
이내 그것은 짐승처럼 연두를 향해 달려들었고, 연두는 다른 가족들이 깨어날 정도로 소리를 지르며 펄쩍 뛰어올랐다.
그리고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연두의 발이 보기 좋게 그것을 걷어찼고 곧 그것은 패배한 것처럼 그늘 어디론가 도망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