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44-

충견

by 이사금

44. 충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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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왈왈- 집 마당에서 개가 짖는 소리가 화영의 귀에 들려왔고 그는 단박에 무슨 일이 생긴 거라고 판단했다.


- 이건 분명 솜이가 짖는 소리야.

솜이는 체구는 작았으나 그 이름처럼 하얀 털을 가졌고, 어머니 쪽이 진돗개일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용맹하고 잘생긴 강아지였다.

물론 덩치는 진돗개만큼 많이 자라진 못했지만 화영과 그의 가족이 나름 자랑스러워했던 녀석임이 분명했다.

“엄마… 밖에서 솜이가 짖는 소리가 나.”

솜이가 요란하게 짖는 소리에 잠든 줄 알았던 아이까지 깨어나 조심스레 안방으로 찾아왔고,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남편도 뭔가 이상한 걸 느꼈는지 스르륵 자리에서 일어났다.

“솜이가 우리한테 할 말이 있나 봐.”

정말로 희한한 일이라며 화영과 그 가족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섰다.


그리고 거실의 불을 켠 순간, 창밖에서 후다닥 사람 두 명의 그림자가 빛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이 보였고 화영과 남편이 도둑이라고 외치자마자 그들은 담을 넘어 재빠르게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그날은 강아지 솜이가 가족의 곁을 떠난 지 1년이나 지난 날의 밤이었고, 화영은 솜이의 혼이 아직 곁에 머물면서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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