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신의 방문
45. 역신의 방문
이건 예지가 초등학교 시절 아직 어른들이 아이를 놔두고 집을 비우던 일이 자주 있던 시기의 일이다.
당시 예지는 기묘한 그림자들이 자꾸만 집 주변을 배회하는 꿈을 자주 꾸었고, 왠지 그것이 안으로 들어오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가 예지가 12살이고, 늦둥이 동생인 예준은 5살이라 예지가 부모님이 오실 때까지 어린 동생을 보살펴야 하는 일이 번번했다.
“밖에 엄마가 왔나 봐!”
아직 어린 예준은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면 엄마가 왔다고 판단하여 다짜고짜 문을 열려고 달려가기 일쑤였고, 누나인 예지는 그런 예준을 말려야 했다.
안 그래도 당시에는 어린아이를 유괴하는 범죄자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돌던 시절이었고, 예지 역시 어른들로부터 문을 함부로 열어주면 안 된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날따라 예준이 예지보다 빨랐고, 예지가 미처 말리기도 전에 현관문을 활짝 연 예준은 밖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말았다.
예지는 현관 밖에 아무도 없었다는 것과 뒤숭숭한 꿈자리 때문에 묘한 불길함을 느꼈다.
그날 예준은 갑자기 열이 올랐고, 뒤늦게 돌아온 부모님은 발칵 뒤집혀 동생을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등 난리가 났다.
예준은 급성 수두 판정을 받았고 그걸로 한동안 고생을 했으며, 예지는 왠지 꿈에서 본 그림자들이 동생의 병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쉬 가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