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안 되는 밤
49. 눈을 뜨면 안 되는 밤
희연은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는다는 걸 느꼈고 이런 날이 여러 번 반복되고 있는 걸 알았다.
불면증도 아니고 커피를 잔뜩 마신 것도 아니지만, 잠이 오지 않았고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몸을 뒤척일 수도 눈을 뜰 수도 없었다.
벌써 이렇게 잠을 제대로 못 잔지가 여러 번이긴 하지만 여기서 몸을 뒤척이거나, 눈을 뜨면 영영 잠들 기회를 놓치고 밤을 새우게 될 것 같았다.
제발 어떻게든 잠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희연은 계속 이런 상태라면 다음날 힘들어지리란 걸 어렵지 않게 예상하며 잠들기 위해 노력했다.
- 중간에 깨는 일 없이 이번엔 아주 푹 잠드는 거야.
희연은 그렇게 생각하며 절대 눈을 뜨면 안 된다고 다짐했고 이불 속에 파묻은 손으로 부드러운 요의 겉면을 살짝 쥐었다가 풀었다.
해가 뜨기 전까지 중간에 목이 말라도,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절대로 깨어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희연은 어떻게든 잠들려고 노력했다.
만약 지금 희연이 눈을 뜬다면 매일 밤 방의 천장에 슬며시 나타나는 그것과 눈이 마주칠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희연의 방엔 언제나 비슷한 시간에, 마치 피부가 벗겨진 듯 핏기 어린 얼굴을 하고 산발을 한 채 살기 띤 눈을 부릅뜬 정체를 알 수 없는 머리가 나타났다.
한번 그것을 보고 공포에 질렸던 희연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과 다시 눈을 마주치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