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을 흔드는 것
50. 인형을 흔드는 것
한밤중에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은 시아는 묘한 위화감을 느끼며 자다가 눈을 떴고, 곧 책장 위에 장식처럼 놓은 하얀 곰 인형이 스멀스멀 움직이는 걸 알아챘다.
소름이 오소소 돋은 시아는 한번 뻣뻣하게 굳었다가 팔딱 몸을 일으키더니 바로 방의 불을 켰다.
그러자 푸드덕거리며 벌레의 날개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고 시아는 곧 하얀 곰 인형 위에서 움직이던 것이 다름 아닌 바퀴벌레라는 걸 확인했다.
이에 시아는 기겁하면서 근처에 있던 약통을 찾아든 채 당장 인형을 잡아 흔들었고 바퀴벌레가 재빠르게 거기서 떨어지는 순간을 노려 약을 뿌렸다.
약을 정통으로 맞은 그놈은 허공으로 날아가나 싶더니 곧 비실거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졌고, 시아는 안도와 역겨움을 동시에 느끼며 휴지를 꺼내 바퀴벌레의 몸통을 감쌌다.
이어 화장실 변기에 그걸 버린 시아는 변기의 물과 함께 바퀴벌레를 감싼 휴지가 감쪽같이 내려가는 걸 확인한 뒤 다시 이부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불을 끄고 누운 지 몇 분이 지나 다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또 바퀴벌레가 나타났나 싶은 시아는 기겁하며 빠르게 일어났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내 시아는 불을 켜지도 않은 컴컴한 방이었음에도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것을 보고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불도 켜지 않은 시아의 방에서 사람을 놀리듯 곰돌이를 흔들고 있는 하얀 손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거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