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52-

아이들의 놀이터

by 이사금

52. 아이들의 놀이터

오래된 주택가 너머에는 커다란 공터가 있고 좀 더 번화가가 나오려면 큰 도로를 빙 돌아서 가야 하지만, 공터 부근의 작은 길로 가면 시간을 맞춰 일하는 마트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선혜는 깨달았다.


지정된 시간보다 더 일찍 도착할 의무는 없으나 그렇다고 일하는 시간에 늦어서도 안 되니, 선혜는 마트로 가려면 공터의 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렇게 평소처럼 공터의 길을 이용해 마트로 향하던 선혜는 길 중간에서 어린아이들이 까르르 웃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았고 근방에 놀이터가 있으리라 판단했다.


- 애들은 좋겠다.


그날은 날이 흐리긴 했지만, 아이들에겐 별 상관이 없는 모양이었고 생각 없이 놀 나이라서 부럽다고 선혜는 생각했다.


“선혜씨, 그게 무슨 소리야?”


마트에 도착한 선혜가 별생각 없이 공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봤다는 말을 하자 사장은 말도 안 된다며 어이없어했다.


애초에 거기엔 놀이터가 없고 사람들도 별로 안 다니는 산길이라 어린애들이 놀 수 있는 장소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다음 덧붙인 사장의 말에 선혜는 그럴 리 없다며 의아하게 생각했고, 다음날 출근을 하면서 공터의 길을 유심히 살폈다.


그날은 어제보다 날이 화창했고, 선혜는 텅 빈 공터에 주인을 알 수 없는 작은 무덤 몇 개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기묘한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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