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53-

유령이 질색하는 것

by 이사금

53. 유령이 질색하는 것

wphoto-sky-lantern-4959935_640.jpg

수아 모녀가 이사 온 아파트에는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고, 거기서 꽤 오래 살았던 이웃 주민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사 오기 전까진 수아 모녀는 별소리를 듣지 못했고, 그들이 이상한 일을 겪은 건 이사를 온 지 얼마 안 되어서였다.


이사를 오고 이틀이 지난 밤, 늦게까지 짐을 마무리하던 수아는 갑자기 거실에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나타나자 비명을 질렀고 막 잠들 뻔한 딸마저 무슨 일인가 싶어 방에서 뛰쳐나왔다.


기겁한 채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 수아에게 달려가려던 딸은 둘 사이에 놓인 검은 구름 같은 그림자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이에 딸마저 하반신에 힘이 풀린 채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검은 유령은 딸을 노린 것처럼 서서히 그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부아아앙-


그때 마침 오토바이 엔진이 돌아가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방귀 소리가 딸의 엉덩이에서 퍼져 나왔다.


그러자 앞에 나타난 그림자는 황당한 표정을 짓더니 있는 대로 얼굴을 찌푸리고는 황급하게 그 자리에서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그 일 이후로 수아 모녀의 집에 이상한 그림자가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 『괴담 : 열 줄 소설』은 매주 화요일/토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괴담 : 열 줄 소설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