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56-

쳐다보는 사람

by 이사금

56. 쳐다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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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은 어느 날부터인가 베란다에서 바로 보이는 건너편 집이 신경 쓰인다고 생각했다.


정확하게는 건너편 집에 사는 여자가 신경 쓰였고, 그 여자와는 정말로 우연처럼 베란다에서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그날 평소 습관대로 담배를 피우려고 밤에 베란다에 나갔던 진철은 무슨 이유에선지 건너편 집 창가에서 멍하니 서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그날은 눈이 마주친 게 민망했던지라 허둥지둥 안으로 들어갔지만, 그 일 이후로 그 여자는 진철이 담배를 피우러 나오는 시간에 맞춰 항상 같은 자리에 서서 그를 빤히 쳐다보고는 했다.


여자의 기이한 행동에 궁금증이 생긴 진철은 알고 지내던 옆집 아주머니에게 건너편 집에 대해 넌지시 물었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집 사람들 이사 간 지 몇 달 됐는데.”


말하자면 현재 건너편 집은 비어 있는 상태라 진철은 자신이 뭘 잘못 본 건지 아니면 그 집에 뭔가 있는 건지 알 수 없어졌고, 왠지 불안한 마음에 그 뒤로 베란다에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 건너편 집 여자의 일도 옆집 아주머니의 말도 새카맣게 잊어버린 날의 밤이었다.


예전처럼 베란다에 나와 담배를 피우려던 진철은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이번엔 건너편 집의 창가에서 그 여자를 포함하여 여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진철을 빤히 쳐다보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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