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남은 아이
58. 교실에 남은 아이
그날은 비가 무척 쏟아지는 날이었고, 유정은 아이들이 빠져나가고 홀로 교실에 남아있을 때 처음 보는 아이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저 애는 우리반 애도 아니고 평범한 아이도 아니다.
이내 유정은 자기 반의 학생인 하민이 평소 말하던 게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유정은 자기 반에서 가장 체구가 작은 하민이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었고, 그도 그럴 것이 하민은 교실에만 들어오면 마치 쥐죽은 듯이 아이들이 말을 걸어도 고개를 푹 숙이고 대답을 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담임이었던 유정이 하민을 불러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어렵냐며 넌지시 이야기해봤지만 하민은 그저 고개만 저을 뿐 말을 하지 않았다.
다음날 유정은 운동장에서 까르륵 웃으며 애들하고 뛰어다니는 하민의 모습을 보며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렇게 밝은 애가 왜 교실만 들어오면 기운이 없어지는 건지 궁금했고 얼마 뒤 하민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을 들었다.
“선생님, 교실에 이상한 애가 한 명 있어요.”
다른 아이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서운 아이가 교실에 오면 아이들을 노려보고 다닌다는 하민의 이야기에 유정은 아이의 상상력이 지나치다는 생각만 했었다.
그리고 하민의 이야기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유정은 오늘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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