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59-

창가를 가득 채운 눈

by 이사금

59. 창가를 가득 채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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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는 익숙한 도시의 야경이 위에서 내려보는 것처럼 작게 보이고 몸이 매우 가벼운 걸 느끼며 지금 자신의 상태는 틀림없이 꿈이라고 확신했다.


성큼 도시 가까이 다가간 진주는 빼곡한 건물과 도로, 그리고 그 안에 가득한 사람과 차들이 여전히 작게 보이는 걸 보고 자신이 매우 커다란 거인이 되어 있다는 걸 알았다.


희한하게도 거인이 되어 있던 진주지만 몸은 신기할 정도로 가뿐했으며 도시의 사람들은 그를 인지하지 못했다.


곧 진주는 아주 익숙한 건물을 발견한 뒤 그곳에 찬찬히 다가갔다.


그건 그가 몇 달 전에 퇴사한 회사의 건물이었고 밤이었지만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이 야근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딱히 원한을 품은 것은 아니요, 그저 진주는 다른 사람들은 뭘 하고 있을까 단순한 호기심으로 안을 지켜보았고 꼭 자신이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날 회사에서 야근하던 태호는 얼핏 자기 책상에서 잠들었다가 그만 가위에 눌리고 말았다.


꿈속에서 그는 회사의 창가를 가득 메우는 커다란 눈동자가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 커다란 눈과 마주친 태호는 기겁한 나머지 꿈이라고 인식하면서도 최대한 창가를 바라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빨리 가위에서 풀려 일어나거나 저 커다란 눈이 얼른 사라지기를 속으로 무한정 빌고 있었다.




※ 『괴담 : 열 줄 소설』은 매주 화요일/토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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