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괴담
003. 사무실 괴담
- 밤 10시 이후 혼자 사무실에 있을 때 어떤 소리가 들려도 돌아보지 마세요.
사무실 안에 놓여있는 화이트보드 위에는 선명하게 그런 글이 쓰여 있었다.
서아는 그 문장을 보자마자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나폴리탄 괴담을 연상하며 황당해했다.
분명 팀장님도 지난 회식 때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다.
‘이건 야근하는 사람을 놀리려고 적어놓은 거야, 뭐야.’
혼자 사무실에 남아 잔업을 처리하던 서아는 괜히 뒤숭숭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서아의 뒤에서 철이 마찰하는 것도 같고, 목쉰 사람의 음성 같은 것이 들린 것 같았다.
이에 기겁한 서아는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고 먼저 본 경고문도 있은 채 그대로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이내 그는 새하얗게 질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한 곳을 바라보면서 그 자리에서 털썩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지금 서아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지금은 사라진 회사의 옛 유니폼을 입은 창백한 여자가 뭐라고 중얼거리며 그 자리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 이 소설은 상상마당 아카데미의 2025년도 열 줄 소설 공모전에 제출했던 소설입니다.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열 줄 소설의 형식이 괴담의 형식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약간 수정한 뒤 브런치에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