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009. 누가 진짜?
희숙은 오늘은 친구들이랑 있을 거니 학원이 끝나도 굳이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는 딸의 말에 조금 망설였다.
지금이 그렇게 늦은 시간이라고 할 수 없지만, 해는 떨어져 땅거미가 드리웠고 요새 마을에선 흉흉한 사건이 제법 생겼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걱정되는 심정으로 막 밖으로 나서려던 희숙은 베란다 쪽 아래 놀이터에서 아주 익숙한 교복 차림새의 여학생이 서 있는 걸 보았고, 곧 그게 딸임을 확신했다.
희숙이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창가로 다가가자, 딸은 희숙을 바로 알아보았는지 그에게 내려오라는 듯 손짓했고 희숙 역시 안도하며 딸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희숙이 딸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기 위해 막 움직인 찰나였다.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현관문이 열리면서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딸이 집안으로 들어왔고, 희숙은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다시 베란다 아래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여전히 그곳에는 딸이 희숙을 향해 내려오라는 듯 계속 손을 흔들고 있었다.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저건 영락없는 딸의 모습이었고 희숙은 혼란을 느꼈다.
방금 집안으로 들어온 딸이 무슨 일이냐는 듯 엄마를 불렀지만, 희숙은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지 못한 채 그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 이 소설은 상상마당 아카데미의 2025년도 열 줄 소설 공모전에 제출했던 소설입니다.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열 줄 소설의 형식이 괴담의 형식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약간 수정한 뒤 브런치에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