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열 줄 소설 -14-

고양이

by 이사금

014.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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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돌아가던 유리는 골목 저편에서 야옹- 하며 앙증맞은 짐승의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알았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이 마을에는 생각보다 고양이가 많았고 유리는 혹시 오늘 아침 출근하다 마주친 예쁜 녀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녀석 털이 보송보송하고 사람을 그다지 무서워하는 것 같지도 않았어.’


고양이가 그런 건 왠지 드문 느낌이라 유리는 그 고양이를 다시 만나고 싶어졌다.


이내 골목 저편에서 야옹- 하며 고양이가 우는 소리가 다시 들렸지만, 유리는 선뜻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가는 걸 망설였다.


일단 소리가 들리는 골목 저편은 가로등의 불빛이 미치지 않아 어두컴컴한 곳이었고, 아까부터 다시 들리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살아있는 존재가 내는 소리라면 분명 높낮이가 미묘하게 다르거나 숨소리가 섞여 일정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텐데도 계속 들려오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마치 녹음이라도 한 것처럼, 울림과 패턴이 일정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울음소리만 지속으로 들릴 뿐이지 어디에도 고양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고양이가 아니야?’


유리는 문득 작은 동물 소리를 흉내 내면서 사람을 꼬여낸 뒤 해코지하는 범죄자의 이야기를 떠올리고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며 서둘러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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