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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위기관리 Q&A] 콘텐츠 검수가 필요합니까?

자기 검열을 해야 한다는 것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번 질문은 국내 대기업 콘텐츠 기획 제작자분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위기관리 사례 분석 교육에서 나온 질문입니다.


Q : 최근 콘텐츠에 대한 이슈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 범위가 너무 넓고 디테일해서 어디까지 검수를 하고 확인을 하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한 콘텐츠 기획을 하면서 자기 검열을 해야 한다는 것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콘텐츠에 대한 대중들의 부정 반응 하나하나를 모두 인정하고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A : 먼저 콘텐츠 검수라는 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희가 이야기하는 콘텐츠 검수는 콘텐츠 창작자들의 크리에이티브를 저해하거나 방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콘텐츠 검수는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콘텐츠 창작자들이 보지 못하고 예측하지 못하는 대중의 부정적 반응에 대해 크리에이티브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수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사람들의 관심(attention)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재미(Fun)만을 강조하면서 과도하게 표현되는 부분을 완화하여 대중들의 반감이나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를 사전에 예방하자는 차원입니다. 콘텐츠 창작자분들은 항상 신선함과 참신함 등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기 때문에 제3자의 시각에서 놓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다양성이 강조되고 있는 최근의 사회적 흐름에 따른 다양한 반응들을 미리 예상하기 위해선 다양한 관점을 가진 검수자의 의견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일부 대중 반응들이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한다라 생각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하지만 논란 자체가 이슈가 되는 최근의 흐름도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콘텐츠가 모든 사람을 100% 만족시킬 수 없고 호불호(好不好)가 있을 수 있지만 최대한 호(好)의 반응을 만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평소 "나는 괜찮은데... 이거 문제가 되겠어?" 와 같은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검수가 아닌 상호 합의된 가이드라인과 협의에 의한 검수가 필요합니다. "부정적 인식이 일부 이해가기는 하지만 너무 확대 해석됐다”라는 낯익은 사후 대응은 이제 오히려 이슈가 더 커지는 상황을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부정적 반응이 예상되더라도 해당 크리에이티브를 꼭 고수하고자 한다면 타깃 및 대중의 반응을 최대한 예측하고 그 반응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준비하면 됩니다. 콘텐츠 창작자가 그것으로 대중을 설득하고 나아가 교화하고 싶다면 정확한 논리와 근거, 그리고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준비된다면 위기 요소를 인지한 사전 위기관리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콘텐츠로 인한 이슈는 다음 세 가지 ① 현재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몰이해 ② 이해관계자(타깃 오디언스)의 관점 비고려 ③ 이해관계자(공중)의 수준 무시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럼 콘텐츠 검수를 한다는 것은 위 세 가지를 거꾸로 하면 됩니다. 먼저 콘텐츠 기획 제작 당시 연관, 연계될 수 있는 사회적 이슈를 고려합니다. 그리고 콘텐츠를 기획자와 제작자의 의도와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타깃 오디언스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검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중들의 리터러시 능력을 고려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면서 최근 기업들마다 업데이트하고 있는 콘텐츠 검수 가이드라인의 일부를 정리해 드립니다.


1. 성희롱, 성추행 등을 연상시키고 있는가?

2. 특정 성별을 비하하거나 차별하고 있는가?

3. 특정 성별 역할을 고착화하고 있는가?

4. 과도한 성적인 표현을 통해 성적 대상화하고 있는가?

5. 직업, 연령, 학력 등 각 계층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가?

6. 종교, 국적, 인종, 정치 성향, 사상 등을 차별하고 있는가?

7. 갑질 표현으로 오인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가?

8. 역사와 과거 사건을 과도하게 재해석하고 있는가?

9. 동물 학대로 오인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가?

10. 출연자의 개인적 부정 이슈가 있는가?

11.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는가?

12. 민감한 사회 이슈를 연상시키고 있는가?

13.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는가?

14. 사회적 윤리에 반하는 내용이 있는가?


※ 본 Q&A 포스팅은 외부 강연이나 클라이언트들과의 면담 속에서 일어났던 질문과 답들을 블로그 포스팅용으로 다시 각색해서 올린 것입니다. 혹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이나 메일 혹은 SNS 등으로 문의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제 수준에서 블로그 포스팅으로 풀어낼 수 있는 분량이면 최대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즉각 즉각 답변드릴 수 없음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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