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에서 소속되어 있든, 밖에서 비즈니스를 하든 힘든 것은 매한가지
얼마 전 존경하는 후배와 가진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그 후배도 현재 작은 기업을 만들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날 소주잔이 여러 잔 오간 직후 자신의 후배들과 술자리 일화를 저에게 전해주셨습니다.
"형님, 얼마 전 제 후배들과 술자리를 했는데 회사에서 나와서 개인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너 회사가 편한 줄 알라고, 나오면 더 힘들다고"
이런 대화가 진행되는 자리면 보통 미생이란 드라마의 이 대사를 많이 차용하곤 합니다.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야"
이 고민은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이긴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라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해라" 같은 조언이 이제 고전이 되었지만 여전하고 회사보다 나오면 더 힘들다는 말은 회사에 있는 사람들에게 작든 크든 밖에서 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일종의 경외감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후배의 저 말을 들었을 때 '아 이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니야, 나는 회사 내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이 밖에서 개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보다 최소한 비슷하게 힘들거나 더 힘들다고 생각해. 밖에서 비즈니스 하는 것이 더 힘들고 밖은 지옥이라는 분들께 그렇게 힘들면 그만 두시고 회사에 돌아가시는 게 좋지 않냐는 추천에는 아무도 동의하는 사람이 없었어"
물론 개중에는 엄살도 있고 나도 이만큼 힘들다는 하소연도 있겠죠. 하지만 조직 밖에서 나의 일을 한다는 것은 '나의 시간을 내가 콘트롤 한다'라는 개념인데 그 가치가 조직 밖에서 어려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회사로 돌아가라 하면 돌아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회사가 훨씬 편해"부터
대기업에서 사표를 내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자랑스러운 행위가 된 듯한 글도 여전히 많이 보이고,
일부 스타트업 사장들은 본인은 스타트업하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에겐 너무 힘드니 하지 말란 이야기만 하고,
속된 말로 부자 한 번만 되고 그냥 죽고 싶은데 이미 부자인 사람들이 의미 없다며 행복을 찾으라는 거창한 사상가처럼 혹은 자기만 좋은 것 갖고 사다리 분지르는 듯한 이상한 소리만 하는...
이쯤 되면 제도권 안에서 기업이란 조직에 속해 회사를 다니는 것이 가장 편하지만 가장 무능한 듯 평가받기 일쑤인데요. 진짜 정말일까요? 정말 많은 회사 내 구성원들이 자괴감에 빠지거나 내가 미래를 위해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사실 우리 사회에 이런 논의도 흐름, 유행이 있습니다.
과거 직장이 중요한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직장은 사회 발전과 개인의 행복을 위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고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다 새로운 세기인 21세기가 되는 2000년을 넘어가면서 ’업(業, 직업)의 가치‘가 재조명되었고 프리랜서, 전문직, 전문 영역 비즈니스가 각광을 받게 됩니다. 지금 이 흐름이 시대의 주류 흐름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소그룹‘ 형태가 해당 전문 영역을 리딩 하면서 직장과 직업의 모습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지점에서 변함없이 중요한 것이 있는데 속칭 독고다이, 혼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직장 내에서 소속되어 있든, 밖에서 비즈니스를 하든 힘든 것은 매한가지.
단 나의 일에서 성과를 만들고 행복감을 느끼고 전문성을 강화하고 싶다면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울리고 함께 협업하고 함께 도움 주고 함께 격려하는 관계와 구조 속에 내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직장일 수 있고 그것이 밖일 수도 있다는 것.
안이 힘드니 밖이 힘드니, 기업 구성원은 무능하니 개인 사업이 최고니,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니 하는 조언과 논쟁보다 나에게 소중한 한 사람을 더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