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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월드컵 16강과 기업 위기관리 공통점

과정이 아름답다 이야기 하지만 결국 현실은 결과에 따라 평가받습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분들의 투혼과 헌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 과정을 보면 기업 위기관리 과정과 비슷한 점이 있어 10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여론은 변덕쟁이

여론은 비난과 조롱, 칭찬과 격려, 양비론과 양시론이 자연스럽게 뒤섞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급격하게 한쪽으로 쏠립니다. 언론들이 방향성을 제시하고 여론이 후행하는 패턴이 좀 더 많습니다. 


2. 결과 지상주의

과정이 아름답다 이야기 하지만 결국 현실은 결과에 따라 평가받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 벤투 감독과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경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면 아마 모르긴 해도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을 겁니다. 특히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조별 리드 2차전에 선수와 전술에 변화를 준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 비난이 컸지만 3차전에서 스페인에 승리하며 결과적으로 다음 경기를 위한 전략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잠시 명장 반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 과정은 본인 외에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요. 위기관리 또한 대중들은 과정보다 결과만 보죠.


3. 데이터 신봉

데이터 기반 확률로 보면 우리는 포르투갈에게 지고 16강 진출을 할 수 없어야 맞습니다. 위기관리도 데이터가 중요하다 강조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되긴 하지만 데이터가 전부는 아닙니다. 현장에서 데이터로만 여론을 판단하고 위기관리를 하면 실기하는 경우들이 허다합니다. 숫자를 일차원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보다 그 데이터가 가지는 속 의미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부정 36% vs. 긍정 64% 식 보고가 위기관리 현장에선 절대적 의미나 영향력을 가지지 않습니다.


4. 리더십

주장 손흥민의 훌륭한 리더십은 말할 필요가 없죠. 안와골절이라는 부상의 통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차지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는 의료진들의 권고가 분명히 있었을 텐데 손흥민 선수는 주장으로서 소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기업 위기관리 현장에서도 위기관리 매니저의 리더십은 아주 중요한데 이때 리더십은 조직을 이끄는 방식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조직을 위기관리를 위해 조율하고 안배하는 코디네이터 혹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할과 유사합니다.


5. 컨트롤 타워(커맨드 센터)

벤투 감독과 코치진은 승리를 위한 전술과 선수 기용을 통해 경기를 조망하고 통제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특히 조별리그 3차전에 벤투 감독이 벤치에서 빠진 상황은 기업에서 최종 의사 결정권자의 유고시와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지휘 체계에 큰 이상은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코치진과 선수들이 감독이 추구했던 기본적인 전략과 전술에 이해도가 높았다는 방증입니다. 기업 위기관리 또한 컨트롤 타워의 통제와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구성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고 VIP 유고시에도 문제없도록 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필수조건입니다.


6. 헌신

언제나 그러했지만 특히 이번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의 헌신은 더 빛나 보였습니다. 기업 위기관리 또한 일선에서 구성원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기에 가능한 일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진들이 기업 위기관리 현장에서 구성원들에게 책임과 질책을 우선시하기 보다 그들을 케어하고 격려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위기 종료 후 위기 발생의 책임은 물을 수 있지만 위기 발생 후 헌신한 구성원에서 위기관리 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무리하게 책임을 묻는다면 다음에는 아무도 위기관리를 헌신적으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7. 경우의 수

기업 위기관리에서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 베이스 기반 전략'은 축구의 경우의 수에 대한 대비와 흡사합니다. 기업 위기관리는 불확실성이 가중될 때 위기의 심각성과 위해도가 높아집니다. 그 위기를 '예측 가능한 상황'에 놓고 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축구에서 경우의 수를 따지 듯 시나리오 베이스 기반 전략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8. 상대에 따른 전략

우루과이는 우리를 이긴 가나를 이기고 포르투갈은 가나를 이긴 우루과이를 이기고 우리는 우루과이를 이긴 포르투갈을 이기고... 위기관리에 상황별 원칙은 존재하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상대와 환경, 변수에 따라 다 다른 전략이 필요하고 다른 방식의 위기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위기관리는 경험 많은 매니저나 조력자의 제언을 신뢰하는 것이 더 낫지 교과서로만 위기관리를 하게 되면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9. 원팀

이번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은 똘똘 뭉친 원팀 마인드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기업 위기관리 또한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순간 현장 일사불란함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전사적 위기관리는 모든 구성원이 원팀처럼 움직여야 가능합니다.


10. 지속적인 연습과 훈련

지속적인 연습과 훈련이 있었기에 실전에서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의 몸이 먼저 반응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기업 위기관리 또한 매뉴얼이라는 도큐먼트가 현장에서 살아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위기관리를 수행하는 구성원들의 '몸에 체득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매뉴얼이 체득되기 위해선 시뮬레이션과 같은 연습과 훈련이 필수입니다. 여러번 강조 드렸던 말씀이라서 지겹겠지만 학습(學習)이란 학(學)과 습(習)이 함께 해야 비로소 학습(學習)이 완료되는 개념인데 최근 보면 기업 위기관리가 학(學) 만으로 준비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매뉴얼이 살아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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