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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서원 Aug 04. 2017

콘텐츠마케팅 선도사례 - 최군(쿤TV)

최근 '최군놀이'등 군대와 관련한 논란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전직 개그맨이자 아프리카TV의 BJ로 유튜브에서는 쿤티비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로 최군인데요. 


예전부터 아프리카TV에서 가로수길미녀인터뷰 등으로 꾸준히 콘텐츠를 업로드하던 전직 개그맨 출신입니다.쿤TV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던 그가 군대논란에 휘말려 앞으로 어떤 결론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여론을 생각하면 많이 아깝다는 마음입니다.  


그정도로 최군이라는 인물이 갖는 가치, 쿤티비의 성장세는 눈부실 정도였으니까요. 

자극적이고 야한방송이다, 저질 콘텐츠다 하는 논란에서 피해갈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최군을 좋아하고 쿤티비를 시청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 분명 존재했다는 것이죠. 


최군은 사실 유튜버라기보다는 아프리카TV의 BJ이지만 저는 상기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이유로 유튜브에 업로드된 쿤티비를 통해 최군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미녀와 대화하는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


남자의 이상형은 첫째, 둘째, 셋째 모두다 예쁜 여자라고 합니다. 그 정도로 미모의 여성에 대한 관심도는 남자라는 카테고리에 속한 이들이라면 모두가 갖고 있는 공통적인 속성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제로 쟁취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마주서고 대화를 하기 위해 다가가는 순간 심장이 미칠듯이 쿵쾅거리고 어버버거리면서 공황상태에 이르게 되고 말죠. 


물론 이런 어려움을 뚫고 이겨내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또한 최군이 무대로 삼고있는 가로수길은 2000년대 초반 작업의 메카였고 여자를 작업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픽업아티스트들의 성지였던 공간입니다. 온몸에 명품을 휘감고 외제차를 모는 이들에서부터, 모델포스의 훈남들, 원서로 된 해외 픽업이론을 연구하던 1세대 픽업아티스트들, 자체발광하는 내추럴들까지 어마어마한 알파메일들의 집합소였죠. 


하지만 일반적인 수준에서 '그녀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들의 수는 매우 적었습니다. 홍대 신촌과는 숨쉬는 공기 자체가 다른 그곳에서 그녀들은 같은 공간에 있되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머나먼 저편에 있는 어떠한 무엇 같았습니다. 


최군이 다가가서 인터뷰를 하기전까지 말이죠. 


최군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뭇남성들의 잠재수요를 정확하게 캐치하고 이걸 현실에서 실천에 옮기는 굉장한 용기를 발휘해 무수히 많은 실패를 딛고 마침내 최군이라고 하는 브랜드를 형성하게 되는 업적을 달성하게 됩니다. 

최군 콘텐츠의 최강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어?! 뭐야?! 할 정도의 미녀와 대화하는 즐거움. 그 즐거움을 대리만족하는 콘텐츠입니다. 최군의 콘텐츠를 시청하면 현실에서 어마어마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이겨내야한다는 중압감도 실패시 마주하게 될 엄청난 멘탈붕괴도 경험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뷰의 형식을 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콘텐츠의 이면을 보면 본질적으로 여자를 작업하는 행태에 가깝습니다. 즉 유흥콘텐츠인 것입니다.


시청자들은 즐겁습니다. 그냥 여유롭게 즐기기만 하면 되니까요. 


2. 최군의 작업을 즐기기


이상에서 이야기한것처럼 저는 길에서 인터뷰하는 최군 콘텐츠의 본질을 '작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의 탈을 쓰고 방송이라는 명분을 내걸고는 있지만 그 행태는 정확하게 작업을 모조한 것이니까요. 다만 이게 정말 대놓고 '작업'이 되어버리면 저질콘텐츠를 시청하는 시청자도 불편하고 인터뷰를 당하는 여성들도 불편하며 최군 자체도 이 어려움을 뚫고 목표를 달성할만한 뛰어난 작업실력을 가진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작업'이 아니라 '인터뷰'로 패러다임을 바꾸어 버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마법이 일어나죠. 


최군의 메인 콘텐츠인 길터뷰의 스트럭쳐는 다음과 같습니다. 


- 조심스레 접근

- 안녕하세요 방송하는 개그맨 최군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XXXX

(명분제시를 통해 상대방의 경계감을 희석시키고 길을 걷는 여성을 자연스럽게 멈추게 만드는 단계. 여기에서 실패 혹은 다음단계로 진입) 

- 제가 오늘 오늘의 도전으로 한분에게 팥빙수를 사드려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본질적으로는 작업의 행위를 팥빙수 사기 등 도전과제로 치환함으로서 유흥콘텐츠의 굴레에서 탈피하는 단계. 마찬가지로 대부분 실패하지만 자신감있는 여성들이 응하기도 함)

- 몇가지 드립 

- 바이바이


뭐 이러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영상에서도 최군이 아주아주 힘겹게 고생하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최군을 무시하거나 투명인간 취급하고 우리의 최군은 고생.고생. 또  고생하며 점점 침울해집니다. 그러다 정말 어쩌다 등장한 자신감 끝판왕의 여신이 드립을 받아주면서 인터뷰에 응하게 되죠. 그리고 오늘의 미션은 성공하게 되는 구조. 여기에 카타르시스의 묘미가 있습니다. 이건 완벽하게 스토리텔링에 필요한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는 콘텐츠의 결정판입니다. 


3. 최군의 팔색조 매력


가로수길 인터뷰에서는 구조상 드러날 수 없었던 최군의 매력은 최군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사전약속한 미녀 출연자와 합방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포텐이 터지며 절정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일단 잘 관찰해보면 최군이 외모적으로 뛰어난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자를 굉장히 잘 다루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전에 일반인 인터뷰할때와는 다르게 예쁘세요 예쁘세요 하고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특정부분(예컨대 옷이 보라색이면 보라돌이로 몰아가는 등)에서 여자를 놀리면서 대화를 리드해나가는 매력적인 남성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너무 치고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면 무너지면서 상대를 세워주기도 하고 스스로 개그의 소재가 되기도 하면서 상대를 들었다놨다, 대화의 리듬을 균형감있게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대와 GAME을 즐길줄 아는 남성의 특징이죠.


그런데 이러한 모습을 완벽한 마스크에 멋진 외모를 갖춘 어떤 누군가가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봐도 뚱뚱한 외모에 별로 대단해보이지 않는 외견적 모습을 가진 최군이 하고 있으니 이게 볼만해지는 겁니다. 서로 주고받는 대화와 비언어적 표현 사이에 숨겨진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고 매력적이지 않은 외모의 최군이 예쁜 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만 포커스되고 있죠. 


약간 희극적인 모습도 보여주는데요 미녀의 등장에 입을 딱 벌리고 과한 리액션을 보여주거나 SNL에서 신동엽이 보여주는것 같은 눈동자를 굴리며 즐거워하는 표정같은 표정연기가 예술입니다. 이런 추임새가 있기에 콘텐츠가 더욱 힘을 받고 치고 올라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구조적으로 보면 최군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활동하는 인물의 존재는 필연적으로 등장할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남성들을 최군의 콘텐츠를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유명해지고 싶은 출연여성들은 자신들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살려줄 수 있는 서포터의 존재를 원하고 있었으니까요.  두 집단 사이에서 이 역할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는 주인공은 흔치가 않은데 최군은 여기에 최적합한 형태의 인물이었습니다. 게다가 성공하지 못해 잊혀질 위기에 처했던 개그맨이 1인방송을 통해서 길에서 여성들을 인터뷰하는 콘텐츠로 시작해 공중파에 다가서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거대한 감동 스토리를 품고 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군대문제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군과 유사한 형태의 콘텐츠가 등장하게 될 패턴은 외견적으로 매력이 떨어져보이는 여성BJ가 멋진 남성을 인터뷰하는 콘텐츠, 카페와 맛집을 돌아다니면서 착시현상을 활용해 멋진 카페와 옆에 서고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대하면서 대화를 주고받는 콘텐츠, 책과 영화 등을 인터뷰하면서 마치 사람이랑 대화하는것 같은 드립을 치는 콘텐츠 등이 가능할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군(유튜브) 무삭제풀영상: https://www.youtube.com/channel/UCwGeidQWKEMdFIujQrz37qw

최군(유튜브) TV FUNNY: https://www.youtube.com/user/chKoo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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