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SACC후기
2018년 하반기, 제가 애정하는 성균관대학교SACC프로그램이 종료하고 창업팀들은 후속프로세스로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9월달부터 시작된 여정이 이제서야 한템포 끝나고 드디어 세상밖에서 퍼포먼스를 내야할 타이밍에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이는 팀이 있어 소개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으려 합니다.
이제 모든 창업프로그램은 단순한 교육으로는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앞으로의 창업 프로그램은 반드시 후속결과를 고려하고 설계되어야 하며 넥스트 스텝으로 창업자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창사나 스벤, 기술혁신형 사업 같은 후속지원사업이 되었든, 텀블벅/와디즈 크라우드펀딩이 되었든, 온드리테일의 개념에서 디지털마케팅을 세팅하고 자체채널에 돌입하는 과정이나 페이드리테일의 개념에서 채널에 진출하는 등 이후의 1년을 생각하고 창업자가 벤처성장전략을 구축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니까요.
타래팀은 아이디어 제품을 주 목적으로 하는 창업팀으로 제조와 지식서비스 가운데 제조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하드웨어라고 부르기보다는 아이디어상품이라는 카테고리로 보아야 하는데 대학생 창업팀 중에는 많은 창업팀이 유사한 패턴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제가 리테일어스의 이사로서 성균관대학교에서 SACC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타래팀이 어떠한 성장을 거쳐서 텀블벅에 런칭하게 되었는지 장구한 스토리와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합격을 기원하는 다이어리, 장원실록을 런칭한 타래팀입니다.
https://tumblbug.com/taraekrstory
매번 SACC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창업자들
타래가 런칭한 장원실록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고퀄리티의 콘텐츠가 매우 돋보입니다. 치밀한 고민과 설계가 들어갔으며 여러가지 스토리텔링을 문맥에 맞게 몇번이고 고쳐쓰며 만들어낸 알고리즘이 느끼지니까요. 그러나 타래팀이 처음부터 이렇게 치밀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벌써 몇차례 SACC프로그램을 진행하곤 하지만 매번 성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할때마다 느끼는 것은 대학생들은 결국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사업계획이라는 것은 결국 정보에서 시작합니다. 어떤 경험 또는 성찰을 거쳐서 정보의 조각을 모아 비지니스가 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정보의 조각이 제한적이라고하면 그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비지니스 또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나보면 창업팀들의 아이템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특히 대학생 창업팀의 아이템은 매우 유사한 형태를 가진것들이 많은데 그것은 아직까지 폭넓은 경험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초기에 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결국 그 나이대 또래가 가질 수밖에 없는 고민과 관심사에서부터 기반할 수밖에 없고 처음 타래팀을 만났던 그때에 제가 느꼈던 마음은 여타 팀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차별점이라면 표현력이 좀 더 뛰어난거 같기는 한데 결국 수없이 만났던 창업팀들이 하는 이야기. 그렇게 SACC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창업팀이 하는 이야기가 매번 그대로라면,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타래팀은 초창기 만났을때 다른 대학생 창업팀과 마찬가지의 이야기를 하는 팀이었습니다. 그때는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초기 프로토타입과 같은 것도 없던 시절이었고 아이디어 또한 평범한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이 팀을 주목하게 된 것은 이렇게 시작한 팀이 매번 만남을 거듭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결과물을 내고 계속해서 다른 이야기를 하며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
고사성어중에 괄목상대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학식이나 재주가 놀랄만큼 성장해서 눈을 비비고 보아야 한다는 것인데, 창업자라면 항상 자신의 비지니스를 치밀하게 고민하여야 하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매번 이야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몇번을 만나도 매번 하는 이야기가 그대로라면, 그 팀은 사업개발의 측면에서는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개발이나 디자인과 같은 눈에 보이는 것이 그대로라고 할지라도 아니 조금 부족해보여도 가장 중요한 사업고도화의 측면에서 놀라운 성장을 보이는 팀이 있습니다. 타래팀이 그러했습니다. 이 팀은 지속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팀이었습니다.
우리 리테일어스는 비판이 아닌 대안을 중시합니다. 이것은 솔루션에 도움이 되는 리소스를 전달받았다는 점에서 일견 좋은 일처럼 들리지만 창업팀의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가이드라인을 제시받았다는 사실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을 녹여내어 내것으로 만드는 것은 오롯이 창업팀 자체의 실력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저희 리테일어스가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아무리 흡수력이 좋고 성장잠재력이 높은팀이라 하더라도 그것과는 별개로 창업팀이 결과를 내는 것에는 큰 부담과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일입니다. 특히나 현업에서의 경험이 없는 학생창업자로 시작한 팀이라면 그 어려움은 몇배로 다가올테니까요.
초창기 한국의 미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추상적인 이야기와 함께 성균관 문묘은행나무를 그 첫번째 사례로 하겠다는 이야기는 점점 시간을 거듭하면서 구체적인 표현과 풍부한 이야기로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완성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저를 난감하게 할 정도로 별다른 내용이 없었던 피칭은 점점 타래만의 독자적인 표현과 문장들로 채워졌습니다. 누가봐도 뻔한 단어와 표현들은 유니크하고 독창적이면서 감성적인 언어로 대체되었고 최종적으로 디자인을 입혀 결과물이 나오게 되면서 첫번째 프로젝트 장원실록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순간도 있었고,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각 지역의 진흥원 같은 곳에서 진행하는 창업프로그램에 멘토로 가끔씩 참석합니다. 소위 스타트업이라고 부르는 혁신 벤처기업을 지망하는 창업자보다는 타래와 같은 아이디어 중심의 상품을 지망하는 창업자를 볼때가 더 많습니다. 때때로 소상공인 아이템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기술력이 없는 인문계열 예비창업자인데 결국 이 단위의 창업팀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지니스 고도화이고 스토리텔링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지니스 고도화와 스토리텔링 개발이란 대체 무슨 일일까요. 타래의 성장과정을 지켜보지 않고 텀블벅 크라우드펀딩에 올라온 결과물만을 놓고본다면 높은 퀄리티와 디자인만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러나 피상적인 것을 배제하고 본질만을 놓고 본다면 결국 개념에 개념에 개념에 개념. 크리에이티브를 창출하기 위해서 끝없이 표현을 가다듬고 구조를 짜고, 전략을 설계하는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미약하게 시작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개선에 개선을 반복해서 훌륭한 결과물을 내는 이들이 있고 어떤 이들은 중도에 포기해버리곤 합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인식할뿐 진짜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껍데기에 불과한 것만 쫓아다니는 일도 있습니다.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단 하나의 문장, 단 하나의 개념. 그 글줄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나날을 고민하고 머리를 쥐어 싸매며 달려야 하는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결과를 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단 한발자국 전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다해야 하는지.
기본에 충실한 하루가 쌓이고 쌓여서 미래의 앞날에 겨우 한걸음 전진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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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어스의 이사로 성균관대학교 등에서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예비창업단계에서 초기기업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GTM(GoToMarket)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희 리테일어스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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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창업기업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강의 및 콘텐츠는 스타트업 마케팅전략, 스타트업 스토리텔링, 디지털 리터러시 등입니다. 개별적으로 제게 강의를 의뢰하시고자 하는 기업이나 기관의 담당자분들이 확인할 수 있는 상세사항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