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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서원 Sep 26. 2016

밀정, 세계인을 공감시킬 스토리

당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를 하라

얼마전 개봉한 영화 '밀정'

아주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는 밀정


관람전 여러가지 채널을 통해서 밀정이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라 방황하고 갈등하는 한 개인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면서 관람했기에 특히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네요. 

공감대가 확 살아난다고나 할까요.


요즘 일상이 된 셀카놀이

저는 학교에서부터 시작해서 한때 꽤나 큰 규모의 독서모임을 강남에서 운영했었고 같은 주제로 수십명과 동시에 이야기하는 경험을 여러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꽤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식민지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아갔을것인가 입니다. 


꼭 흑백논리는 아니지만.

일신의 영달을 위해 친일을 하느냐. 신념을 갖고 독립운동을 하느냐로 주제가 갈리곤 했었죠.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생각보다, 독립운동을 하겠다는 친구들이 꽤 많았거든요. 친일과 더 강한 친일의 대립이 아니라 친일과 독립운동의 대결이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꽤나 특이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왜 이렇게 단편적으로만 세상을 보느냐. 좀 더 넓게 보면 안되겠느냐 하는 식의 이야기였습니다. 주로 외국에서 유학을 하거나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들은 그 시대도 그저 하나의 시대일 뿐이며 좁은 세상의 프레임으로 현상을 단정지으려 하지말고 넓게 보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었던것 같네요. 


그 당시의 세상이 꼭 친일과 독립의 문제가 전부인것이 아니며. 그러한 프레임을 뛰어넘어서 다른 세상을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그런건 오히려 독립운동의 논리를 강제하려는 어떤 이가 의도적으로 논리를 비틀어 심리강제를 걸기 위해서 설계한 작업의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지 않는가. 


그리고 또 특이한 이야기는 한국적 스토리는 대부분 한국인의 정서에만 맞는 방식으로 설계된 것들이 많아서 세계인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부족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나라의 스토리를 좀 더 알리기 위해서는 틀을 깨고 벗어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무대를 옮겨야 할 것이다....뭐 이런 방식의 이야기였습니다. 


비슷한 식민지 시대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 소설의 경우 지금까지는 감정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울컥할 수밖에 없는 트리거를 설계하고 효과적으로 연출해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뭐 부인할 수 없을정도로 효과적인 방책이기도 하죠. 

지금까지는요.


하지만 이제 이런 방식의 논리는 그 효용이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국가나 민족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아졌고. 실제로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살아가고 활동하는 인구의 수가 부쩍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혹은 독립적인 생각과 사상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더이상 공감력이 약해진 이야기입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것이며 그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그냥 관심이 없습니다.


사람대 사람으로서 상호작용을 하고 소통을 하는것. 

영화나 시. 소설. 수필 같은 방법으로 표현력을 내는것.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한 바이럴을 하는것. 


모두다 같은 매커니즘 하에 돌아가는 활동입니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꺼내고. 그러한 단위에서 소통을 하는것. 

타인의 공감을 얻고 서로의 의견을 교류하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단위의 개념이 필요합니다. 


밀정은. 제게있어 세계로 진출할 트리거를 설계한 최초의 영화입니다. 

마케팅적 관점에서도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컨텐츠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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