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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서원 Apr 12. 2018

마케팅과 마케팅 비슷한 것

비슷하게 보이지만 다른것이 있다

이제는 너무 성장해버린 배달의 민족과 야놀자, 직방 등 플랫폼 서비스들은 그 성장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비난과 악성댓글에 시달리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아니 그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카카오톡도 있습니다. 플랫폼 서비스들은 태생적으로 삥(?)을 뜯는다는 원성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이는 한국의 특성상 유독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에 기인하고 있는데요 가장 최근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료화를 선언했다 뭇매를 얻어맞고 1천원으로 비용을 낮추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직방과 야놀자의 경우에는 꽤 양호한 편입니다. 참여하고 있는 써드파티들이 어느정도의 수익을 내는 업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배달의 민족의 경우 그 타겟고객이 500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으로 인해 그 강도가 매우 치명적인 타격을 여러번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기사를 살펴보면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다툼이 끊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갔군요. 물론 호응하는 이들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배달앱 수수료를 완전히 폐지했고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배민아카데미 등 다양한 파트너쉽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상생의 원리를 지키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반해 소상공인측에서는 사실상 최상단 노출광고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은 너무 큰 부담이다. 이렇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로 끝나면 그저 새로운 서비스가 안착하기까지 일어나는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이겠지만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자체앱 개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네. 정부가 하소연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하여 직접 배달앱을 개발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등장하자마자 엄청난 여론의 포화를 맞고 지금은 지하로 내려간것처럼 보여집니다. 정부가 배달앱을 개발하겠다니. 100억원이면 배달의 민족과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그런 일을 하겠다는 발상도 발상이지만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무섭습니다. 이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한때 SNS에서 엄청난 이슈가 되었고 다들 분노를 여과없이 쏟아냈지요. 저는 그 광경을 목도하던 중에 재미있는 의견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두 분노하는 가운데 그 중 인상적인 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앱 비슷한건 만들 수 있겠네요


비용을 쏟아붇는다고 해서 훌륭한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정부가 직접 개발한 여러 서비스들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그것들은 앱서비스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앱이 아닙니다. '앱 비슷한것'은 될 수 있겠지만요. 지금까지 플랫폼 서비스가 성장하게 되면서 이러한 이야기는 무수히 많이 등장했습니다. 직방과 다방이 등장하니 '한방'이라고 하는 서비스가 생겨났고, 카카오톡이 나오니 이통3사들이 모여 조인이라고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냈죠. 그러나 그 서비스들 중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냥 수없이 많은 어플리케이션에 또 하나를 더했을뿐입니다. 


정부 공공기관의 수많은 사이트들. 왜 이렇게 불편하고 왜 이렇게 복잡할까요. 일본의 온라인 홈페이지를 보면 이게 정부기관의 사이트인가 싶을 정도로 훌륭하게 구성되어 있고 매우 뛰어난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놈의 수많은 '한국형'서비스들. 유튜브가 상승세에 들어가자 한류문화를 중심으로 '한국형 유튜브'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심심치않게 들렸습니다. 


저는 오늘 앱과 앱비슷한것으로부터 마케팅과 마케팅 비슷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내려 합니다. 






1. 마케팅과 마케팅 비슷한 것도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본질이 중요하다

'앱서비스'와 '앱서비스 비슷한 것'이 있듯이 마찬가지로 마케팅도 '마케팅'과 '마케팅 비슷한 것'이 존재합니다. 둘다 겉보기에는 큰 차이가 나는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습니다. 마케팅이란 무엇일까요.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입니다. 절대 광고나 홍보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마케팅이라고 하면 마치 십수년전 오프라인에서 현수막 광고하듯이 온라인에서 광고부착물을 달아내는 것을 생각하시는데 절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광고나 홍보도 마케팅에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 실행의 단위에서는 눈에 보이는 광고와 홍보로 보이는 것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그 본질으로 파고들면 그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래전 경제성장기에 만들기만 하면 팔려나가고, 건물을 세우기만 하면 상가가 들어오는 삶을 살았던 기성세대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만. 2018년의 대한민국은 그때 그 나라가 아닙니다. 이미 이 나라는 모든 산업이 포화상태입니다. 수 없이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존재하고 이들과 경쟁해 싸워 이겨야만 합니다. 오래전에는 동네에서 1등하면 충분히 먹고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전세계의 제품과 서비스가 우리 동네까지 밀려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본질적인 가치와 고객에 대한 만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본질적 가치와 고객만족을 신경쓰지 않아도 광고와 홍보는 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대충 하면 되니까요. 게다가 전문업체에 맡기면 되니까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이 마케팅은 아닙니다. 그냥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고. 홍보활동에 비용을 쓰는 것입니다. 그냥 마케팅 비슷한 것일뿐이죠.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구성원 전부가 정말 오랜시간 본질적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표부터 말단직원까지 비젼으로 일치단결해야 가능합니다. 대표이사와 경영진만 노력한다고 해서 회사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광고를 집행하고 홍보활동에 비용을 쓰는 것은 당연한 결론으로 받아들입니다. 임대료를 내고 다른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왜 본질적인 가치와 고객만족을 고민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지불하는 것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까요. 어째서 플랫폼 회사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비젼과 미션,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등한시하고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려 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한번도 이런 방식으로 성장한 적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패스트팔로워 전략으로 성장해온 역사를 가진 기업은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정상의 자리에 올라서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저 과거의 일을 되풀이할 뿐이죠.






2. 사업의 본질과 가치창출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

플랫폼 회사들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들은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비슷한 것이 아니라요. 물론 이들은 이미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없을정도로 커져버렸고 상당부분 비용을 집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본질을 추구하는 방식만큼은 스타트업의 방법 그대로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자사의 서비스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배민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야놀자는 '좋은 숙박연구소'라는 숙박문화를 연구하는 곳이 있지요. 최근에는 줌아웃의 개념에서 '여행'이라고 하는 카테고리를 선점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보입니다. 직방 또한 '주거연구소'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조직을 통해 주거문화를 연구하며 월세지원제도와 같은 마케팅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본질에 집중하기 위한 방법이지요. 피상적으로 생각하면 사업의 본질과 상관없어 보이지만 진정으로 수익성있는 고객관계를 증대하기 위해서 전략적인 포지션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배달의 민족이 자사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장님을 늘리기 위해서 매체광고를 집행해서 배민의 서비스를 알리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배민아카데미 같은 교육장소를 운영하며 사장님들에게 직접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이제 광고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고객들은 똑똑합니다. 우리는 역사상 단 한번도 만나본적 없는 스마트한 고객들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인터넷에 물어보면 다 나오는 세상에 살고 있지요. 그런 세상에서 본질적인 가치를 등한시한 패키징 디자인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이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케팅 비슷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을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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