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의 중요성

꼼지락꼼지락 딸그락딸그락, 꼼딸작가와 글쓰기

by 박현수
6.jpg

아주 작은 원인이 우리에게 벗어나서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커다란 결과를 가져오면., 그때야 우리는 이 결과가 우연 때문이라고 한다. 푸앵카레


관계의 문제에서 전화 한 통은 무척 중요합니다. 내가 오랫동안 유지하는 보험이 있어요. 명절이면 늘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주고, 가끔 안부전화가 올 때가 있고요. 요즘은 카카오톡으로 잊을만하면 안부가 남아있습니다. 내가 그리 대단한 고객은 아닌데 그래요. 참 고객 관리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늘 의지하게 되는 보험설계사입니다.

그러고 보면 별게 아니에요. 카톡 한번 보내거나,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합니다. 곧 조카의 결혼이 또 오는데 이번에는 꼭 참석하려고 합니다. 미리 전화나 카톡을 남기는 일도 소홀하지 말아야겠어요. 지난 조카의 결혼식에 못 간 미안함이 아직 나를 감싸고 있네요.

우리가 말하는 사소한 일, 작은 일들은 사실 작다고 말하지만 나는 절대 작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요즘 스마트폰이 손안으로 들어오면서 수많은 작은 일들이 많아졌어요. 쏟아지는 카톡과 문자의 홍수 속에 무엇을 볼지 무엇을 남길지는 내가 일일이 결정해야 합니다. 오히려 작은 일들이 더 이상 작은 일이 아니게 된 거죠. 특히 인간관계는 수많은 작고 사소한 관계들이 모여 비로소 서로의 벽을 허물고 좀 더 나아가게 되는 거 같아요. 연인 사이라면 혹은 가족이라면 매일 잠깐이라도 통화하는 일, 매일 잠깐이라도 얼굴을 보는 일, 매일 한 끼라도 함께 식사하는 일! 이 모든 일들이 사소하지만 중요한 연결고리입니다.

우연히 실장으로 전근 온 학교에서 관리자분들과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요. 그것은 정말 사소한 이유로 결정한 거였어요. 첫 식사시간이 다가와 늘봄 실무사님께서 식사를 교무 실무사님과 하기를 원하신다고 했어요. 그러니 나는 혼자 먹거나 관리자분들과 먹는 것을 선택해야 했는데, 그냥 며칠이라도 얼굴이 익숙한 교감선생님과 밥을 먹겠다고 덥석 말한 겁니다. 그저 첫날 그렇게 하겠다는 거였는데,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내내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고, 그 사소한 결정이, 그 사소한 식사시간이 실장 업무를 좌지우지하더라고요. 그 이외에 어려움이 거의 없어요. 대부분 관리자와 소통이 중요한데 함께 식사하고 잠시 산책도 함께 하면서 업무의 미묘한 문제들은 허심탄회하게 상의할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굳이 작정하고 심호흡하고 교장실에 노크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사소한 한 가지 결정이 2025년의 나의 업무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 거죠. 사소한 결정이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틀더라구요.

한편, 모든 사소한 것들을 챙길 수는 없어요. 모든 사소한 것들에 진심이기는 어렵죠. 모든 사소한 것들을 진심으로 챙기지는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 사소한 것들이 중요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네요. 굴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두려고 해요.


브런치 배너 (3).jpg

#실천교육교사모임 #실천명언산책 #꼼딸작가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