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맞이

일상 에세이

by stray

주말에 딸아이가 친구를 데리고 온다고 한다. 얼마만의 손님맞이인지. 이불 밖은 위험하다며 이불을 고이 싸고 방에서 잘 나오지도 않던 아이가 친구를 데려온다. 2년 넘게 코로나로 어디를 가고 싶어도 혹시나 누구에게 옮을까, 그래서 혹여나 누구에게 폐 끼칠까 숨죽이고 살아온 지낸 시간이 많이 답답했을 텐데도 잘 견뎠다.


"엄마, 주말에 집에 친구 데려가도 돼요?" 전화 너머로 허락이 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이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그럼." 별 일 아닌 것처럼 담담하게 말했으나, 내가 한 말 뒤에는 그동안 깔끔하게 관리하지 못한 집이 보였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연필과 필기구들, 아이들 보라고 새로 구독한 신문, 도서관에서 빌린 잡다한 책들이며 당근에 내놓았으나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해 구석진 자리에 쌓인 아이들 옷가지 등등.


할 일이 생겼다. 집 안 곳곳에 쌓아 놓은 물건들이며 책 등을 가지런히 해야겠다 싶었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청소를 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봄마다 계절맞이 대청소를 했었던 것도 같고, 봄이니 당연해 보이기도 하는 청소가 왜 이렇게 어색한지.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하루 종일 이불을 3개나 빨고, 오랜만에 냄비도 닦고, 구석진 곳에 있던 먼지도 닦으니 기분은 상쾌하다.


청소를 하다가 누군가 아이를 손님 대하듯 하라고 한 말이 생각났다. 아이를 손님 대하듯 하면 아이와 얼굴 붉힐 일 없이 좋은 말만 하며 살 수 있을 텐데. 손님 맞을 준비를 하며 평소에 나의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 보게 된다.


이전에는 손님이 주로 엄마 아빠 지인 위주의 가족 단위의 손님이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오래 잠잠하게 지냈다. 아이들은 자랐고, 이제 좀 더 마음을 열고 아이들의 친구들도 품어야 할 때가 된 듯하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아이들의 인생에는 각자의 친구들이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니 말이다.


먹을거리는 뭘 준비해야 하나. 아이들이 뭘 좋아할까.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나의 엄마 됨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엄마란 요리도 하고 청소도 하고 아이의 마음도 읽어주어야 하는, 참 다양한 것을 해내야 하는 사람이란 것. 오랜만에 맞이하는 손님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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