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생각
아들은 초등학교 시절
물고기를 잡으러 냇가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거의 6개월간
주말마다 가슴까지 오는 고무장화와
고무장갑, 물고기 먹이와 족대를 챙겨
남편과 나는 물고기를 잡으러 가야 했다.
우리는 가을부터 시작해 한겨울
바깥 온도가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도
두툼한 외투와 장갑 목도리와 모자를 챙겨 들고
1시간 거리에 있던 시냇가로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
아들이 그곳에 가는 이유는
그저 물고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아들은 정말 물고기를 사랑했다.
물고기를 사랑스럽게 보는 아들을 보고 있으면
추위가 온 몸을 차갑게 했던 그날에도
마음이 참 따듯해졌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 아들을 사랑했다.
그 추운 날에도 아들을 차에 태워
물고기 잡으러 간 걸 보면 말이다.
아들에게 우리 추우니까 한 주만 쉴까? 하면
아들은 추운 날 물고기들이
더 잘 잡힐 수 있다고 하며 가자고 했다.
아들은 냇물에 가슴장화를 신고 들어가
족대를 이리저리 몰고 다니다가
얼음 밑에 숨어 있던 물고기들이
어쩌다 그물에 걸리면
장갑 낀 손으로 작은 통에 담아
잠시 보다가 사진만 찍고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받을까 봐
얼른 놓아주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물고기를 사랑해서
우리에게 냇가에 가자고 조르던 아들과
물고기 잡던 일은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아들이 다시 한번 물고기 잡으러 간다고 하면
열일 제쳐 두고 꼭 함께 갈 거다.
그런데 그런 날이 올지..
지금은 다른 것에 올인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