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부터 듣다; 폴 트루니에 <모험으로 사는 인생>
모든 시대가 모험이고
모든 삶이 다 모험이다
p70
모험을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 제목. 폴 트루니에 <모험으로 사는 인생>.
웬만하면 도서관 책 이용 주의자인 내가 지갑을 털어 책을 사고야 말았다. 제목만 읽어도 설렌다. 저자에게 고맙다. 인생 자체가 모험이라면 모험 좋아하는 내가 인생에 미치지 않을 이유 어디 있을까.
폴 트루니에는 의사이자 신학자, 기독교 심리학자이다. 의사는 육체를, 신학자는 영혼을, 심리학자는 마음을 다루는 사람이니 그가 다루는 학문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영역이 없다. 이 모든 분야에 능통한 그의 책은 우선 자신에 관한 이야기이고 더 나아가 하나님과 세상 모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모든 사람의 내면에 모험 본능이 있다고 말한다. 일상의 궤도를 돌며 충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무원이라도 자신의 삶에 어떤 모험이 온다면 그것을 기꺼이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험 본능으로 인해 수많은 역사적 발전과 대륙의 발견, 과학 기술의 진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모험의 본능은 모험이 시작된 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 소멸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저 이 본능을 충족시키고자 살아가지만 이 본능이 주는 흥분과 쾌감은 지속되지 않는다.
특별히 우리가 모험에 뛰어들지 못하게 막는 장애 요소들을 살피자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질병과 같은 육신의 연약함, 모험의 본능 반대편에서 우리를 끌어당기는 안전추구의 본능 등이다. 일단 모험을 하기로 했으면 뛰어들어야 한다. 생각만으로는 시작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험의 본능에만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은 본능을 좇아 살다가 일상을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게 여기며 일상의 중요성과 의미는 발견하지 못한 채 일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그러니 모든 모험은 우리의 본능 너머, 진정한 출발점이자 근원, 우리에게 그 본능을 주신 분께 시선을 맞추고 그분의 이끄심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분으로 인해 시작된 모험은 지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분이 모험하시는 분이시고 우리에게 모험 본능을 주셨으며 지치지 않는 새로운 모험으로 계속 우리를 이끄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분의 품 안에서 모험을 할 때, 비로소 우리 인생의 모험은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되며 새로운 에너지가 넘쳐나 모험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를 막는 내적인 요소들 즉 모든 회의와 두려움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의미와 가치가 충족되는 지속적인 모험을 통해 우리의 인생은 날마다 새로운 모험이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 우리 삶은 더욱 날마다 모험스럽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기에 이 '모험스럽다'는 말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집 밖을 나갈 때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라는 마음의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경계의 눈길로 낯선 이를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나는 이 책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