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순이들
"오늘도 토스트 해주남?"
동생 수미가 곁눈을 살짝 위로 뜨고 나를 보며 말했다.
수미와 엄마는 빵순이다. 나도 그랬지만 지금은 건강을 위해 빵순이를 벗어나려는 중이다.
두 사람은 내가 식빵에 계란 입혀 구워주는 토스트를 무척 맛있어한다. 양면 노릇하게 잘 구워 접시에 담고 꿀 살짝, 시나몬 약간 뿌려 내놓으면
"야아!"
하며 탄성을 낸다.
어렸을 때 엄마가 일하러 가시고 집에 안 계실 때면 밀가루 달걀빵을 자주 구워 먹었다.
동생들은 나에게 빵을 구워달라고 종종 졸라댔다. 가끔은 귀찮아서 안 해주려고 했는데 동생들은 끈질기게 졸랐다. 달리 별 간식이 없었던지라. 그랬는데. 언제부터인가 동생들이 빵 구워달란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내가 급하게 구워 밀가루가 덜 익은 걸 먹고부터였던가?
"빵 구워주까?"
해도 괜찮다고 했다. 내가 먹고 싶어 빵을 구워도 동생들이 먹지 않았다.
서운했다. 나는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생각이 나서, 눈동자에 기대감을 가득 담아 말하는 동생에게
"당연하지!"
하고 시원스레 답해주었다. 동생이 배시시 웃으며 좋아했다. 나도 기분이 좋았다.
저녁 먹고 후식(?)으로
"자, 2차 요리해볼까?"
하며 달걀과 빵을 꺼내 토스트를 구우니 동생은 곁에서 그릇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한다. 맛있는 토스트를 먹을 기대감을 안고.
마침내 다 구운 토스트를 가위로 먹기 좋게 자르고 꿀과 시나몬을 뿌려 내놓았다.
수미가
"엄마! 토스트 드세요."
하니, 배부르다며 뭘 더 먹기를 싫어하시는 엄마도 소파에서 일어나 식탁으로 와 앉으신다.
다 같이 포크를 들고 한 조각씩 냠냠 먹는다. 남은 계란물을 계란말이처럼 익힌 것까지.
엄마는 몇 조각 드시고 포크를 내려놓으시고 나는 한 조각만 먹고 나머지는 수미가 다 먹었다.
내가 만든 토스트를 먹고 싶어 하고 맛있게 먹는 수미를 보니 흐뭇했다. 어릴 때 잃어버렸던 소중한 걸 다시 찾은 것 같았다. 지난번에는 엄마가
"빵집 차려도 되겠다."
라며 극찬을 해주시기도 했다.
맛있는 토스트빵을 또 사다 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