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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ream Jun 24. 2024

신에 대하여

날마다 생각


[신에 대하여]


신을 떠올리면

우리 집의 어느 구석진 곳도

구석이 아니게 여겨진다.

어느 어두운 자리도

어둡지 않게 느껴진다.

버려진 곳도

내팽개쳐진 곳도

잊혀버린 자리도

하나 없이

모든 자리가 한결같이

보살핌 받고 있어서

죽어가는 자리가 하나도 없어서

내 마음이

푸근한 이불속에 있듯

평온하고

머릿속은 밝다.


신은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우리를 키워주는 자연의 품처럼

신을 떠올리기만 해도

평온해진다면

조금은 나를 짊어지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조금은 나를 의탁하며

책임을 나누어도 되지.

가벼워지게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결국 삶도

내 의지나 뜻이 아니라

부여받은 거니까

조금의 책임은 내게 삶을 준

더 큰 존재에게 떠맡겨도 되잖아


신을 떠올리는 건

내 존재의 근원을

되새기는 것.

어느 땅 속 개미 한 마리도

그냥 태어나는 일은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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