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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ream Feb 26. 2024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내 사랑

  

톨스토이 단편소설 모음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책을 어떻게 살까 고민하던 청소년기에 답이 딱 나와 있는 줄 알고 읽었는데 재미는 있었지만, 답은? 글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것일까?


 영화 ‘내 사랑’은 실제 인물의 삶을 영화로 재현한 것이다. 

주인공 모드는 태어날 때부터 심한 불구였다. 다행히 집은 유복하고 부모님은 모드를 사랑했다. 모드는 그림을 즐겨 그리며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자신이 바라보는 것, 느끼는 것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드가 성인이 되었을 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남은 건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불구의 몸과 약간의 그림도구 뿐이었다. 자신을 받아주는 일자리가 있을 리 없었지만 모드는 자신을 돌보아주는 이모 집을 떠나 독립적인 삶을 살기 원했다. 인연이었겠지? 이런 모드에게 나타난 남자 하나. 간이 주방과 식탁 하나, 침대 하나만 달랑 있는 작은 집을 가진 무뚝뚝한 에버릿이 숙식 가정부를 찾고 있었다. 모드는 그의 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살기로 작정하고 이모집을 떠났고 결국 그 남자와 결혼 까지 해서 가정을 이루었다.

 하루 종일 묵묵히 노동을 하는 남편, 지극히 소박한 먹을거리, 쓸고 닦을 작은 집, 갖고 온 약간의 그림 도구. 불편한 몸으로 멀리 여행을 갈 수 없는 모드에게는 이것이 전부였다. 세계였다.

 모드는 집안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작은 집의 창문과 계단과 벽에 그림을 그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렸을 때 모드에게 새겨진 행복한 감성이 담긴 따뜻한 색감의 나비와 꽃들, 동물들의 그림으로 작은 집은 동화처럼 아름다운 작품으로 변했다.

 모드의 그림과 사연은 넓은 세계에 알려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무뚝뚝하던 남편도 점차 모드가 그림 그리는 일을 도와주고 집안일은 도맡아 할 정도로 모드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모드는, 

 ‘아, 난 왜 당신이 나보다 못하다고 여겼는지...’ 

 하면서 후회의 눈물을 떨구는 남편에게 힘겹게 손을 내저으며,

 ‘아니야, 난 사랑 받았어. ’ 

 라는 말을 남기고 평온히 눈을 감는다. 

 모드가 몸으로 직접 갈 수 없었던 머나먼 곳의 사람들까지 따뜻하고 밝은 모드의 그림을 사랑했고 그녀의 그림에서 위로와 기쁨을 느꼈다.

 서로 위해 주며 함께 하는 가족이 있고, 몸을 누일 작은 집과 소박한 식사가 있고,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 그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했던 모드. 지독한 불구의 몸으로도 그녀의 삶이 행복했다면, 행복하게 살기 위해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아등바등하며 하루하루를 살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

 사람은 정말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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