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움과 따뜻함

나를 사랑하는 이야기

by stream

사람 마음의 온도는 눈빛으로 느껴진다.

시골에서는 상업적인 가게를 하더라도 찾아오는 손님이 일회성 손님이 아니다. 가까운 이웃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잘 알지는 못하더라도 작은 시골도시에 기반을 두고 살아가는. 그래서 단순히 내 물건을 사러 온 손님으로만 대하는 눈빛은 좀 당황스러울 수가 있다.

작은 사회는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처럼 가깝게 맞물려 돌아간다. 마음의 온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사람대 사람으로, 함께 협력해서 살아가는 이웃으로 따뜻함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주 이용하던 건재상이 있다. 위치도 괜찮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점점 번성해졌다. 새 건물을 짓고 창고도 널찍하게 마련하여 도시에서 관련 일을 하던 아들 내외가 이어받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오래 이웃처럼 드나들던 곳이라 아들이 이어받아 더 확장해서 운영한다니 반갑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처음에는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매우 반갑게 인사하며 가게에 들어갔다. 그런데, 아들 부부의 눈빛이 너무 맨숭맨숭한 것이다. 우리를 모르지만 자기 부모님 가게에 오래 드나든 단골손님일 게 뻔한데 너무나 사무적으로 대하니 반갑게 인사한 게 머쓱해졌다. 사람을 대하는 게 아니라 그냥 물건 하나 사가는 손님으로만 대하는 그들의 태도에는 마음의 온도가 하나도 담겨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낯설어서 그렇겠지 생각했지만 몇 해가 지나도 아들 부부의 태도와 눈빛은 별로 변화가 없다. 이제는 우리도 사무적으로만 대하게 되었다. 가끔 보이는 부모는 우릴 보면 반가운 낯빛으로 인사를 건네지만 이 가게는 이미 무미건조하고 사무적인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어 그다지 온기를 펴내지 못한다.

엊그제도 건재상에 들렀다 나오며 우리 부부의 공통된 마음이

‘아들 부부가 너무 차갑다.’였다. 꼭 필요하지 않다면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곳.

대도시는 어차피 너무 인구가 많아 상업적인 공간에서는 인정을 기대하기보다 그저 필요한 만큼의 친절이면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귀한 시골에서는 돌아가는 생리가 좀 다르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이제는 시골 사람이 다 되었나 보다.

‘인정’이라.......

나도 꽤나 개인주의로 살아와서 인정이 배어 있는 사람이 아니다. ‘타산지석’이라고, 나를 돌아본다. 인정 있는 사람이 좀 되어 보아야겠다. 조금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내 마음의 온도를 조금 더 높여서 타인을 대하는 노력을 해야겠다. 그게 사람 사는 방식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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