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5일

제러드 다이아몬드 - 총, 균, 쇠

by 게으르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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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이 나던 종자가 작물화를 통해 변화한 아몬드는 주목할 만한 예다. 야생 아몬드의 종자에는 대부분 지독한 쓴맛이 나는 이미그달린이라는 화학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그것이 분해되면 시안화물이라는 독이 생긴다. 그 쓴맛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짜고짜 야생 아몬드를 먹어치우는 바보는 죽을 수도 있다. 무의식적인 작물화의 첫 단계는 우선 먹을 수 있는 종자를 채취하는 일이다. 도대체 야생 아몬드를 작물화할 때는 어떻게 그 첫 단계를 거칠 수 있었을까?

이 문제에 대한 설명은 어쩌다가 몇 그루의 아몬드나무에서 유전자 하나에 돌연변이가 생겨 쓴맛이 나는 아미그달린을 합성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야생 생태에서라면 그런 나무는 새들이 발견하고 종자를 모두 먹어버리므로 후손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어 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초기 농경민들의 아이들이 배가 고파서 또는 호기심 때문에 주변의 야생 식물들을 모두 먹어 보면서 다니다가 결국 쓴맛이 없는 아몬드나무를 발견하게 되었을 것이다.(오늘날 유럽의 농민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쓴맛이 아니라 단맛이 나는 도토리가 열리는 떡갈나무를 찾아내곤 한다). 고대의 농경민들은 이렇게 쓴맛이 없는 아몬드 종자들만을, 처음에는 쓰레기장에서 무심코, 그리고 나중에는 과수원에 의도적으로 심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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