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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로보 Nov 20. 2018

포크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밥 딜런의 음악이 있는 영화

(2016.10.24 작성)

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남자가 바다를 보기 위해 떠나는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한 음악이 바로 밥 딜런의 <Knocking on Heaven’s Door>이다. 이 곡은 원래 밥 딜런이 샘 페킨파 감독의 1973년작 <관계의 종말>을 위해 만든 것으로 발표 후 건스 앤 로지스, 에릭 클랩튼 등 걸출한 아티스트들에 의해 수없이 리메이크되며 그의 노래 중 가장 사랑 받는 곡이 되었다. 이 영화에는 Selig라는 독일 밴드가 부른 버전이 삽입되었다.



<포레스트 검프>에도 밥 딜런의 곡이 사용되었다. 포레스트 검프가 짝사랑하는 여주인공 제니가 대학에서 퇴학을 당한 후, 바비 딜런이라는 가명으로 스트립바에서 알몸으로 기타를 치다 관객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장면에서 그녀가 부르는 노래가 바로 밥 딜런의 <Blowing in the Wind>이다. 베트남전에 파병가는 포레스트 검프와 반전을 노래하는 밥 딜런의 곡을 부르는 제니의 모습이 이 영화가 미국현대사의 양면을 아우르는 작품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2009년작 <왓치맨>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로 밥 딜런의 곡 <The Times They Are A Changing>이다. 4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미국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대체역사 버전으로 보여주는데, 1964년에 발표된 밥 딜런의 곡이 복고적인 느낌을 잘 살려주는 한편, 혁명과 시대의 변화에 대한 가사 역시 영화의 주제의식과 맞닿아 있어 매우 인상적인 오프닝으로 손꼽힌다. 엔딩곡 역시 밥 딜런의 <Desolation Row>로, 영화에선 마이 케미컬 로맨스가 부른 버전이 사용되었다.



196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안 팔리는 포크 뮤지션 르윈 데이비스의 7일간의 여로를 그린 <인사이드 르윈>의 엔딩곡이 밥 딜런의 <Farewell>이다. 라이브 버전은 공개된 적 있지만, 스튜디오 녹음 버전이 이 영화에 최초로 삽입되어 화제를 모았다. 르윈이 클럽 밖으로 나가는 마지막 씬에서 누군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흐릿하게 보이는데 이 장면부터 <Farewell>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아마도 그 뮤지션이 바로 무명 시절의 밥 딜런 아닐까 추측하게 한다.



밥 딜런에게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안긴 작품이 바로 지난 9월 타계한 커티스 핸슨 감독의 2000년작 <원더 보이즈>다. 어려서부터 밥 딜런의 대단한 팬이었던 감독이 영화음악을 의뢰하자, <LA컨피덴셜>을 인상 깊게 본 밥 딜런이 이를 수락한 것. 이 영화의 90분짜리 편집본을 보고 만든 오리지널 주제가가 <Things Have Changed>이다. 이 곡 외에도 <Shooting Star>, <Not Dark Yet>, <Buckets of Rain> 등 밥 딜런의 곡만 4곡이 사용되었다.



챔피언의 자리를 목전에 둔 전도유망한 권투선수 루빈 카터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22년간 복역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허리케인 카터>.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 8번 곡이 밥 딜런의 <Hurricane>이다. 1975년,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기 위해 카터가 쓴 자서전을 읽고 감옥으로 찾아가 그를 만나고 와서 만든 곡으로 가사를 통해 그를 범인으로 몰아간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고 강력히 비판했다. 밥 딜런의 움직임이 사회의 관심을 불러와 무죄 방면에 기여했다고 알려져 있다.



밥 딜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영화가 바로 토드 헤인즈 감독의 2007년작 <아임 낫 데어>이다. 케이트 블란쳇, 히스 레저, 리처드 기어, 크리스찬 베일, 벤 위쇼, 마커스 칼 프랭클린까지 여섯 명의 배우가 모두 밥 딜런 역을 맡아 밥 딜런이라는 한 명의 예술가를 여섯 가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낸 영화이다. 당연하게도 <I’m Not There>를 비롯해 밥 딜런의 명곡들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2016.10.24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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