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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로보 Nov 09. 2018

영화판에도 금수저? 명감독의 아들, 딸이 감독이 될 때

(2016.10.5 작성)

10월 5일 개봉작 <디시에르토>는 멕시코 출신 조나스 쿠아론 감독의 데뷔작이다. 쿠아론이라는이름이 어딘지 친숙하게 느껴진다면? 딩동댕! 조나스 쿠아론은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아들이다. 사회 여기저기에서 금수저 논란이 일고 있는 요즘, 명감독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째 감독이 된 아들, 딸들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영화 <디시에르토>

<디시에르토>로 장편 데뷔한 조나스 쿠아론은 세계적인 명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외아들이다. <그래비티>를 통해 영국 아카데미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바 있으며 이 영화의 스핀오프 단편인 <아닌강>을 연출해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그래비티>의 각본은 알폰소 쿠아론과 공동 집필한 결과물이었고 <아닌강> 역시 단편 자체의 완성도로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디시에르토> 역시 아버지가 제작했다는 점에서 금수저 의혹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인데 심지어 영화에 대한 평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최근 영화 조로 시리즈의 리부트인 <Z>의 감독으로 내정 되었는데, 데뷔작과는 차원이 다른 4천만불 규모의 할리우드 영화를 맡아 쿠아론이라는 이름에 먹칠하지 않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영화인 가문의 소공녀가 바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다. 아버지가 <대부> 시리즈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고 사촌 오빠가 니콜라스 케이지로 1살 때 <대부> 1편에 세례 받는 아기 역할로 출연할 정도로 영화 현장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라났다. <대부> 3편에 출연했다가 발연기로 어마어마한 비난을 받은 뒤 연출로 전향하는데 1999년 <처녀자살소동>으로 장편 데뷔한 후, 2003년 두 번째 연출작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손에 넣으며 감독으로서 인정받게 된다. 2010년에는 <섬웨어>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기에 이른다. 작품마다 다소 평이 갈리기는 하지만 아버지와는 완전히 다른 독자적인 감수성과 세계관을 그려냈다는 점이 소피아 코폴라의 감독으로서의 행보를 긍정하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애니메이션 <고쿠리코 언덕에서>

저패니메이션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이 바로 <게드전기>, <고쿠리코 언덕에서>의 감독 미야자키 고로이다. 아버지와 비교될 것이 뻔하다는 생각에 애초에 애니메이션은 꿈도 꾸지 않고 임업을 전공하고 공원 설계 일을 하는데 지브리 미술관 건축을 맡은 것을 계기로 결국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러나 <게드전기>는 시사 도중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는 후문이 돌 정도로 형편없는 작품으로 완성되었고, 이후 5년간의 절치부심 끝에 들고 나온 <고쿠리코 언덕에서> 역시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하지 못한다. 결국 후계자를 찾지 못한 지브리는 제작부문 해체를 선언했고, 미야자키 고로는 타 제작사에서 TV용 애니메이션 <산적의 딸 로냐>를 연출했지만 이 역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영화 <노트북>

오는 19일 재개봉을 앞둔 로맨스 영화의 교본 <노트북>의 감독 닉 카사베츠 역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2세 감독 중 한 명이다. <글로리아>로 베니스 영화제 금사자상을 수상하고 <사랑의 행로>로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미국 독립영화계의 선구자 존 카사베츠가 그의 아버지이다. 닉 카사베츠는 극단적인 클로즈업 숏을 즐겨 사용하고 다큐멘터리와 같은 사실적인 미쟝센을 추구했던 아버지와는 대조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정석 극영화 문법에 충실한 영화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대표작으로 <노트북> 외에도 <존 큐>, <알파독> <마이 시스터즈 키퍼> 등을 꼽을 수 있다. 각각 86년생과 88년생인 그의 딸 버지니아와 사샤 카사베츠 역시 단편영화를 연출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 장차 존 카사베츠의 손녀들까지 감독으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2016.10.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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