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한 제주에서의 생존

퇴사? 또는 버티기?? 

제주의 삶은 아름답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그저 제주도에서 먹고 자고 살고 하는 것 모두가 아름다운 풍경에 어우러져 외국에서 사는 듯한 느낌의 들게 한다.
길에 나가서 보이는 풍경들은 어딘가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들이고, 야자나무가 어우러져있는 길의 풍경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아닌 것 같은 어딘가 동남아스러운 느낌까지 준다.

수많은 제주 여행 관련된 커뮤니티들이 증명하듯 제주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여행지임은 분명하고, 그 풍경에 반해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1년 살이든 1개월 살이든 하러 내려오는 것이며, 우리 또한 제주가 너무 좋아 내려온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저 반해서 내려온 그들이 그리는 제주의 삶과 내 삶은 궤적이 다른 삶을 그리고 있다.

난 그만두고자 했으나 그만두지 못한 회시의 일로 하루하루 어딘가 편하지만 불편하다는 아이러니를 지닌 재택근무로 업무를 이어나가고 있고, 이곳에서 이루고자 했던 것들 중에 제대로 시작한 것은 운동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난 꿈이 많았다. 사실 제주에 가자는 와이프의 얘기에 솔직히 걱정되면서도 무엇이든 하겠다는 각오도 있었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어떻게든 살아야 하니까, 새로운 도전을 피할 순 없으니까. 특히나 가장으로써의 역할을 해야 하니까

하고 싶었던 것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제주라서 하기 좋은 것들이었다.

첫 번째는 유튜브를 시작하고자 했다.
제주도 + 퇴사자 + 제주살이의 솔직함 + 생존을 위한 발버둥 = 떡상
이런 생각으로 당연히 해야지 했으나, 이것도 내가 평일에 많은 시간들을 투자할 수 있어야 하기 좋은 콘텐츠이고,
일단은 같이 사는 사람이 동의를 해주질 않으니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 제주에서 떨어져 있는 시간이 거의 없는데 같이 있는 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하라고 하면 하지 말란 거 아닌가?)
9시부터 18시까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집이라는 감옥에서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다를 것 없는 재미없는 삶이 된 것 같아 시작도 못하고 있다.
마이크도 사놨는데... 창고에서 박스도 뜯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 중이다..
차라리 와이프가 출근이라도 하면 혼자 집안에서 쇼라도 할 텐데...(이 글을 보면 등짝을 맞겠지?)

두 번째는 명실상부 내 최고의 부캐 포토그래퍼.
솔직히 비루하지만 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다고 자부하는 것은 그래도 사진 찍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자화자찬을 좋아하는 편이라 스스로를 칭찬해보자면,
나의 색감은 독특하고, 피사체의 분위기에 맞춰 보정도 잘하며,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쁘지 아니한가?

예쁘다

어쨌건 그런 이유로, 와서 스냅사진 일을 하고 싶었는데, 제주에 등록되어 있는 스냅 업체만 작가님들 피셜로 2000개가 넘고, 개인까지 합치면 어마 무시한 경쟁인 곳에서 연고도 없는 내가 비비기 위해선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해서 로케이션을 발굴하고, 많은 작업들을 하며 제주에서 발을 넓혀야 하지만, 평일 9시부터 18시까지 잡혀있는 나로선 주말에 와이프랑 다니는 게 전부인 상황인데, 촬영할 시간이 없으니.. 역시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답인데, 웃기게도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은 바로 당장의 수입이 되지 않고, 먹고사는 게 당장의 문제가 되어버리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래서 정말 여러 가지 알아보고 실행해보려 하지만, 인터넷에 보이는 수많은 나 이렇게 돈 벌었어요 하는 것들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파이프라인들을 하나라도 구축해놓는다면, 회사를 그만두면서 제주에 정착할만한 직속적인 수입이 있고, 제주에서 원했던 내 꿈에 다가가기 쉬워질 것은 분명하다.


-결론-
돈을 만들자.
그래야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돈을 만들어야 할까?
남들이 다 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그러고 나서 내 방향을 찾아봐야지.

오늘의 생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