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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필 Apr 14. 2022

제주도 푸른 바다 내 마음은 넘실 넘실

프로 재택러는 탈출을 꿈꾸다.

제주엔 꽃이 참 많구나


처음인 것 같다.

제주로 이주 후 업무 장소에서 벗어나 다른 장소에서 일을 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답답한 한 주였다.

일을 하면서 작은 공간 안에 얽매여 있는 것이 답답했고, 그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알기에, 제주에 사는 것이 서울과 다를 바 없는 생활과 같게 느껴져서 엄마가 보고 싶기도 했다.


'이러려면 뭐하러 제주에까지 왔을까?'


이런 생각은 내가 남긴 모든 것들에 묻어있었다. 글에도, 사진에도, 생각에도.

그런 답답함 속에서 금요일을 맞이했고, 작은 일탈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옷을 입고, 노트북을 켜고 자리에 앉아서 오늘도 똑같은 하루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창밖을 내다봤을 때, 파란 하늘과 따뜻한 바람은. 이렇게 있을 순 없다 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게 만들었다.


오늘 나는 일을 하더라도, 제주도를 느끼고 싶었다. 일에 묶여있을 거라면, 조금 더 자유로운 곳에서 하고 싶었다. 내가 만든 감옥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준 풍경속에서 힐링받으며 하고싶었다.


오전에 업무를 마무리하고 점심시간이 되어, 대충 밥을 챙겨 먹은 후 업무용 노트북과 카메라를 챙기고, 차에 올라탔다.

파란 바다가 보고 싶다.

그냥 바다 말고 아주 파란 바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파란 바다가 넘실거리는 함덕 해수욕장을 찍었다.



함덕은 늘 아름답지. 아니 제주라서 더 아름답지



그래도 일은 해야 했기에 콘센트가 있는 바다가 보이는 카페가 있어야 했는데, 바로 앞에 스타벅스가 있었다. 유레카!

집에서 약 40분 정도 거리였기에, 대충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 도착이 가능했고, 도착과 동시에 엄청난 해방감이 나를 감쌌다.


'이런 게 제주의 낭만이지'



스타벅스 창문 좀 닦자 :)



자리 앉아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고, 오히려 일에 집중도가 더 높아지는 기분이었다.

하나둘씩 업무를 처리해 나가고, 머리가 안 돌아갈 땐 바다 한번 보고, 또다시 업무에 집중하고 하다 보니 시간이 엄청나게 빠르게 흘렀고, 어느덧 퇴근시간이 되었다.



황금 빛으로 물드는 함덕


퇴근 후 어느덧 푸른 바다가 황금빛으로 물들 때, 모래사장을 거닐며, 그래도 내가 제주에 있구나, 이런 모습을 사랑해서 제주에 가자고 했을 때 그러자고 했구나 하고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니, 만약에 온전히 나만의 일들- 촬영한 사진을 보정하거나, 글을 쓰거나, 부업, 사업 등등- 을 구상하고 실행한다고 하면, 마치 해리포터의 작가도 카페에 앉아 멀리 바라다 보이던 성을 보며 해리포터를 구상하고 작성했던 것처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환경은 생각을 바꾸고, 영감에도 영향을 주며,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을 결정한다.

그래서 작가들이 글이 안 써질 때 카페에 가거나,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유명한 철학자 칸트는 오후 세시면 산책을 하곤 해서 칸트가 산책을 할 때면 동네 주민들이 이제 세시구나 하기도 했다고 한다.

더없이 창의적으로 살기 좋은 환경인 제주, 나는 오늘 아름다운 바다 앞에서 그 힘을 느꼈다.나가 이 곳에 온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고, 작은 현실의 문제들을 조금 해결이 되기 시작한다면, 과감하게 지금의 일을 그만두리다. 그리고 내 스스로를 위해 살 것이다.


그 시간까지도 나는 나를 작은 공간에 가두지 않으려 한다. 과감하게 살아야지.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을 잘하는 게 통제 속에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그것도 이해 못하는 곳이라면 미래는 없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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