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독서
저자 :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 지음. 박이소 옮김
미술을 하는 친구가 청소년 때 읽었던 책이라며 추천해준 책이다. 이 친구가 하는 분야가 궁금하기도 했고 더 깊은 대화를 나눌 목적으로 책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미술과 예술에 대한 정의를 시작으로 미술사와 모더니즘, 아방가르드와 대중문화, 오늘날의 미술과 문화에 대한 작가의 주장이 이어진다. 총 10개의 매 목차를 넘길 때마다 새롭게 알게 된 개념들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그 때 그 때 마다 친구와 대화를 통해 생각을 정리해 나갈 수 있었다. 이 책에는 평상시 생각해보지 않았던 단어들이 많았는데 이것을 청소년 때 읽고 이해한 친구가 놀랍기도 했다.
우선, 미술이란 용어는 18세기 말 프랑스 대혁명을 기점으로 생겨난 단어이다. 천재적인 개인의 자유 의지로 그린 창작물로 미적 아름다움을 지닌 물체이다. 서구사회를 기준으로 자유권 운동이 발생되기 전인 중세시대나 고대시대에는 교황청 혹은 왕의 지시에 따라 성당이 건설되고 미술 활동이 통제를 받았었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지창조는 미술일까 아닐까에 대한 질문에 본인의 자유의지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술이 아니다 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이와 같이 소개된 여러 그림들을 보며 미술에 대한 흥미도가 높여갔다.
또한 미술은 산업혁명을 거치며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화랑, 전시회, 박물관, 경매 등을 거치며 미적 아름다움을 숫자로 나타내었다. 미술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림에 어떤 스토리를 담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졌다. 여기서 작가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나온 것 같다. 반 고흐의 <해바라기> 작품이 4,000만 달러로 경매에서 낙찰 되었을 때 이 그림이 의미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생각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책이기 때문에 착한 문장으로 써져 있어서 그렇지 내가 느껴진 바로는 ‘니들이 미술을 알아? 이 작품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이해도 못하는 주제에. 너희 마음가는대로 의미부여해서 값어치를 올리고 자랑거리로만 삼으려고 하는 너희들! 아주 돈지랄 나셨구나. 그림 그릴 물감도 없어서 테오(동생)한태 돈을 지원받다가 말년에 어떻게 사망 됐는지도 알 수 없는 안타까운 반 고흐에게 살아생전 도움의 손길은 한번 내 주었니?’ 어떤 그림들이 비싸게 경매되었대! 이번에 유명한 걸작이 저 미술관에 전시된대! 하는 잘 포장된 여론들이 해당 그림의 본연의 의미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미술이 어디로 나아가야할지 방향을 제시를 해주며 책은 끝마친다. 예술가는 더 이상 붓을 잡고 그림만 그리지 않는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기위해 카메라, 삽 등을 들며 대중문화에 가까워지고 있다. 현대화된 기술을 이용해 보다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간다. 이것이 아방가르드이다.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의회의 정책결정 방향에 영향을 끼쳐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일조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분야로도 미술의 역할이 뻗쳐나간다. 융복합의 시대에 맞춰 미술과 다른 산업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공학, 의학, 미술, 정치, 철학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인 것처럼 우리도 그때 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미술가 한 명이 그림도 잘 그리고 건축, 영상 등에 대한 이해도 높아야한다. 나와 다른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도전해보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전문가로 살아가는 방향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