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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Dec 05. 2019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정체성이 중요한 이유 


나의 정체성은 '나 스스로를 잘 돌보는 사람'입니다. 


작년 연말부터 독서를 시작하면서 독서는 물론 글쓰기와 운동을 습관화했습니다. 물론 습관화되기까지 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습관을 들일수 있었던 이유는 의지력을 믿기보다는 정체성을 찾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의지력만으로 좋은 습관을 형성하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죽하면 작심삼일이라는 말까지 있겠습니까? 

반면에 'OOO 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면 OOO을 할 때 의지력이 크게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무언가를 하는 게 디폴트로 설정되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나는 책 읽는 사람입니다.'라는 정체성이 형성되어 있으면 책 읽는 게 당연시되면서 매일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매일 하는 어떤 행동을 두 글자로 '습관'이라 합니다. 


2020년을 앞두고 내년부터 정말 좋은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의지력보다는 정체성을 이용하시는 것을 권장하며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추천합니다. 





그런데 '책 읽는 사람' '글 쓰는 사람'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만드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분명히 즐겁게 하던 독서, 글쓰기, 운동이 어느 순간 목표에 매몰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달리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은 분명 달리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줬는데 어느 순간 즐기기보다는 몇 km를 뛰었는지, 기록은 얼마나 나왔는지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이죠.



나는 달리는 사람인데 5km는 너무 짧은 거 아닌가?.. 남들은 10km도 뛴다는데....



그러다 보니 추운 날씨에 무리를 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무엇보다 달리기가 예전처럼 재밌지 않게 되었습니다.  달리기의 즐거움 중 하나는 글감이 떠오른다는 것이었는데... 글감도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이러다가 다시 예전의 무기력하고 소심한 모습으로 돌아갈지도 모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기 계발도 좋지만 무엇보다 여유가 필요한 시점이었던 겁니다. 자기 계발과 여유의 최적화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죠. 


혹시 여유하면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저는 여유하면 북유럽 국가들(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이 오르는데요. 그중에서 핀란드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합니다. 왜냐하면 핀란드의 사례에서 제 고민을 해결할 통찰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한때 러시아의 지배를 받다가 1917년 말 독립을 선언합니다. 그러나 핀란드는 독립 후에도 러시아(소련)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자유 자본주의 민주국가였던 핀란드와는 달리 소련은 공산주의 독재국가였기 때문이죠. 


실제로 소련은 핀란드를 합병하기 위해 군사적 위협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핀란드는 합병되기를 단호히 거부했고 그 결과 1939년 11월 30일 겨울전쟁(Winter War)이 발발하는데 당시 핀란드와 소련의 군사력 차이는 어머어마했습니다.


핀란드의 병력이 12만 명인데 비해 소련은 50만 명이었습니다. 심지어 50만은 소련 총병력의 25%에 불과한 숫자였습니다. 두 나라의 전체 인구를 따져봐도 핀란드는 370만 명인데 비해 소련은 무려 1억 7000만 명으로 사실 핀란드는 소련의 적수가 안됐습니다. 


그렇지만 핀란드 국민들은 국가 정체성을 자각하며 절대적으로 불리한 소련과 맞서 싸우는 선택을 했습니다. 정체성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핀란드의 목적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주변 동맹국들의 도움을 기다리며 최대한 소련에게 큰 피해를 입히며 버티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습니다. 


핀란드의 스키부대는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탁월한 전략이었습니다. 그들은 하얀색 위장복을 입은 채 스키를 타고 길이 아닌 곳으로 다니며 소련군과 싸웠습니다. 스키부대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두 가지 이유는 병사들에게도 자율권을 주고 상황에 맞는 대처를 할 수 있게 했단 것과 밤에는 텐트에서 쉬었다는 것입니다. 반면 소련군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몸을 녹이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모닥불로 겨울의 한기를 막을 수 없었을뿐더러 핀란드군의 표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1939년 겨울전쟁(Winter War)과 1941년 계속 전쟁(Continuation War)을 겪으며 핀란드는 10만 명의 국민을 잃었고 소련에게 3억 달러라는 전쟁배상금을 지불해야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핀란드는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동안 적의 점령을 피하기 위해 싸운 유일한 유럽 국가였습니다. 


겨울전쟁(Winter War)과 관련된 핀란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대변동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정체성뿐만 아니라 메타인지, 냉정한 이타주의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습관과 정체성 이야기를 하다가 핀란드 이야기로 넘어간 이유는 핀란드 사례를 통해 정체성의 힘과 휴식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울 모닥불을 쬐며 간신히 몸을 녹인 소련 군대와 달리 텐트에서 휴식을 취한 핀란드 군대는 전투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겨울전쟁(Winter War)과 계속 전쟁(Continuation War)을 치른 후 소련은 두 번 다시 핀란드를 침공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냉전(Cold war) 시대로 접어들며 소련은 주변 국가들을 공산화시켰지만 핀란드만큼은 예외로 두었습니다. 


 대변동 77페이지부터 127페이지 까지 수록된 핀란드의 이야기로 저는 '나 스스로를 잘 돌보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나 스스로를 잘 돌보는 사람



스스로를 잘 돌본다는 것에는 첫째 미래를 위한 자기 계발, 둘째 건강을 위한 수면과 운동 그리고 식습관, 셋째 정신 건강을 위한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년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한 해를 돌아보고 희망찬 2020년을 맞이할 수 있는 당신만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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