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30일 무료체험에 숨겨진 비밀
사람들은 자신의 소유물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가리켜 '소유 효과라고 하는데 넷플릭스는 '30일 무료 체험'을 이용해 사람들의 소유 효과를 기가 막히게 이용하는 기업입니다.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니 일단 30일만 공짜로 봐봐~
첫째, 무료체험이라는 말에 혹합니다. 둘째, 한 달은 생각보다 긴 시간처럼 느껴져요. 셋째, 나만 없어 넷플릭스 계정. 이상의 세 가지 이유로 넷플릭스에 발을 담그게 되는데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시작하게끔만 하면 됩니다. 30일간 돈을 받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그들의 콘텐츠는 일단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기에 30일만 딱 이용하고 끊는 사람보다 돈을 지불하면서 까지 머무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네 맞아요... 제 얘기입니다.ㅎㅎ
호기심에 30일 무료체험을 시작한 이후 넷플릭스 정기 구독자가 되었습니다. 한 번은 탈출 시도를 해봤는데 '인사이드 빌 게이츠'에 발목을 잡혀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여유를 위해 넷플릭스에 머무르기로 결정했습니다. 강박적으로 쫓기듯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오늘은 '헌터 킬러'를 봤는데 넷플릭스는 저보다 제 취향을 잘 아는 게 분명합니다. 믿고 보는 넷플릭스!
하지만 저는 '헌터 킬러'를 보면서도 브런치에 쓸 글을 생각했습니다. 보고 있나 브런치?!
'헌터 킬러'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러시아 영해에서 침몰된 미국 잠수함을 찾으러 간 또 다른 미국 잠수함 아칸소 함은 러시아 쿠데타에 휩쓸리게 됩니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전면전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앞에 두고 아칸소 함의 함장 조 글라스는 러시아 대통령을 구하라는 임무를 하달받습니다.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죠.
저는 오늘 아칸소의 함장 조 글라스로부터 리더십이란 이런 것이다 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함장의 성격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온건한 독재주의라고 할 수 있는데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타협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인정 많으며 사람 다룰 줄도 압니다.
함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늘 좋은 결말을 맞이합니다. 일례로 부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 군인들을 구조하는데 이 선택으로 인해 임무를 완수하는 것은 물론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함장의 모습을 보면서 신뢰의 법칙이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신뢰의 법칙에 따르면 신뢰에 있어 중요한 두 가지는 의도와 능력이라고 합니다. 좋은 의도를 드러내야 신뢰를 얻을 수 있지만 의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일을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지만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너무 좋은데 일을 못해서 팀을 늘 공경에 빠트리는 누군가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헌터 킬러'속 아칸소 함장은 신뢰의 법칙에서 이야기하는 의도와 능력이 출중한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그 결과 부하들은 물론 러시아 군인마저도 그를 신뢰합니다.
또한 이성과 감성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 잘 다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기뢰 밭을 통과해야 되는데 이곳은 러시아 군인이 아니면 절대 통과할 수 없는 곳입니다. 캡틴 조 글라스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구출한 러시아 군인에게 길안내를 부탁합니다. 처음에는 길안내를 거부하는 군인에게 팩트를 기반으로 한 이성적인 접근과 국적을 초월한 잠수함을 타는 군인으로서 도움을 받고 싶다며 감성적인 접근을 합니다.
상대방을 설득하고 나아가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성과 감성을 모두 건드릴 필요가 있는데요, 칩 히스 댄 히스 형제의 스위치라는 책을 읽어보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스위치에서는 행동변화를 유발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첫째,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할 것. 둘째,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할 것. 셋째 지도를 구체화할 것. 여기서 기수는 이성을 코끼리는 감성을 의미합니다.
예전 같았다면 '와 쩐다!'라는 생각으로 봤을법한 영화에서 리더십, 의사결정,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운의 작용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넷플릭스 구독료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꾸준하게 책을 읽었기에 가능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정말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기회비용, 구매상품이 제공하는 진정한 편익 그리고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즐거움이다. - 부의 감각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