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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Dec 09. 2019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발전하고 싶다면?!

얼마 전 읽은 20 vs 80의 사회는 미국 사회의 불평등에 관한 책인데, 한국에 사는 저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 책이었습니다. 

미국 사회의 불평등이 한국사회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고 극히 일부긴 하지만 어떤 이게는 미국의 일이 아닌 현재 한국사회에서 살면서 겪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일부의 규모는 점차적으로 커질 듯합니다. 


지난주, 독서모임을 위해 들린 강남역의 한 중고서점에서 총. 균. 쇠로 유명한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최신작 대변동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책은 제가 올 한 해 읽었던 책 중 손에 꼽는 책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올 한 해 130권 정도를 읽었습니다)  


20 vs 80의 사회가 제목처럼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대변동은 스케일 업 시켜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스케일 다운시켜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현재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지적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대변동은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기는 하지만, 예언서는 아닙니다. 오히려 과거의 사례를 가져와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도록 합니다. 누군가는 이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 시민이 국가정책을 바꿀 수 있느냐고? 한 권 읽는 다고 사회가 바뀌겠냐고? 


그래서 였을까요?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국가의 위기와 개인의 위기는 큰 범주안에서 본다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대변동 中

개인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1. 위기 상태의 인정

2.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개인적 책임의 수용

3. 울타리 세우기. 해결해야 할 개인적 문제를 규정하기 위한 조건

4. 다른 사람과 자원 단체의 물질적이고 정서적인 지원 

5. 문제 해결 방법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사람의 사례

6. 자아 강도

7. 정직한 자기 평가

8. 과거에 경험한 위기

9. 인내

10. 유연한 성격

11. 개인의 핵심 가치

12. 개인적 제약으로부터 해방


국가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1.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국민적 합의

2.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국가적 책임의 수용

3. 울타리 세우기. 해결해야 할 국가적 문제를 규정하기 위한 조건

4. 다른 국가의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지원

5. 문제 해결 방법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국가의 사례

6. 국가 정체성

7. 국가의 위치에 대한 정직한 자기 평가

8. 역사적으로 과거에 경험한 국가 위기

9. 국가의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

10.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국가의 능력

11. 국가의 핵심 가치

12. 지정학적 제약으로부터의 해방 


이렇게 개인과 국가를 비교해보니 12가지 요인 중 7가지가 거의 똑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대변동에는 미국, 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가 등장하는데, 이 일곱 나라들은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나라들로 여섯 개국엔 상당기간 거주했었고 그 나라의 언어들도 구사할 줄 안다고 합니다.  


일곱 나라 중 미국을 제외한 여섯 나라들이 과거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나오는데 역사적인 사실을 배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즈음에는 소름과 함께 감동을 느낀 책이기도 합니다. 





정체성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타국의 침입에 맞서 싸운 유럽 대륙에 위치한 유일한 나라라고 합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한때 러시아의 지배를 받기도 했지만 1917년 독립을 합니다. 하지만 독립 후에도 러시아는 핀란드를 정복할 기회만 노렸습니다. 

그러나 핀란드는 국가정체성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간섭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전쟁도 불사 했습니다. 1939년부터 시작된 겨울 전쟁(Winter War)으로 핀란드는 10만 명의 국민을 잃게 되었는데 당시 핀란드의 인구를 고려하면 오늘날 900만 명의 미국인이 죽은 것과 똑같다고 합니다. 심지어 핀란드는 러시아(소련)에게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지불해야만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배상금이 경제적 자극이 되어 현대에 와서는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치른 대가는 컸지만 그 결과 러시아(소련) 주변 국가들이 공산화되어 가는 냉전(Cold War) 시대에 핀란드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의 역사적 사실을 통해 정체성의 힘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제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직한 자기 평가

핀란드가 러시아와 전쟁을 결심한 배경에는 주변 우방국들이 도와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인데 막상 전쟁이 발발하자 그 어느 나라도 핀란드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 후 핀란드는 스스로를 구제하기 위해 외교정책 핀란드 현실에 맞추는데 총력을 다 했습니다. 


「핀란드가 조그맣고 약한 국가라는 사실은 그들에게 견디기 힘들었지만 엄연한 현실이었고, 서방 세계로부터 어떤 도움도 기대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핀란드는 소련의 관점을 이해하고 항상 염두에 두어여 했다. 최고위층부터 말단 관리까지 모든 계급의 소련 정부 관리와 끊임없이 대화해야 했고, 핀란드는 약속을 지키고 협정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걸 입증하면서 소련의 신뢰를 얻고 유지해야 했다. - 대변동 p112」


현실적이고 정직한 자기 평가가 있었기에 핀란드는 위기를 극복하고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위기를 극복하는데도 현실적이고 정직한 자기 평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사는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은 정직한 자기 평가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직한 자기 평가가 어려운 이유는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고통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정직한 자기 평가가 결여된 대표적 예로는 일본의 과거사 문제가 있습니다. 대변동에서 이를 지적하며 독일의 사례와 비교를 합니다. 독일은 정직한 자기 평가를 통해 과거사를 청산한 반면 일본은 아직까지도 본인들을 원자폭탄의 피해자라 여기고 있다고 하는데 대변동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일본의 미래는 어두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핵심가치

핵심가치는 바뀌는 것이 아니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례를 보면서 상황이 바뀌고 맥락이 바뀌면 핵심가치 또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과 같은 나라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정책을 펴 나갔습니다. 영국 또한 오스트레일리아를 영국으로 인정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멀리 떨어진 오스트레일리아보다 가까운 유렵 대륙의 나라들이 영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고 영국은 오스트레일리아보다 주변국들의 편의를 봐주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의 유렵연합 가입인데 연합에 가입함으로써 오스트레일리아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가 백호주의를 포기함으로써 국가의 핵심가치를 변경했고 이를 통해 국가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정체성, 정직한 자기 평가, 핵심가치를 통해 자아성찰을 할 수 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을 통해 개인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첫 시도는 실패할 수 있고 연속적인 시도가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하며 인내해야 한다. 어떤 핵심가치가 여전히 유효하고 어떤 핵심 가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지 심사숙고하며, 정직하게 자신의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 대변동 p566」


개인은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해 나가면 그 국가는 자연스레 발전하기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변동은 모든 국가의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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