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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Jan 03. 2020

설득의 비밀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솔직히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는 나만 알고 싶은 책이다. 진사회성 동물인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관계에 웃고 관계에 울만큼 관계는 우리 삶에 많은 부분 차지하고 또 중요하다.  그러나 늘 좋은 관계만 맺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란 말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을 처음 봤을 때 물개 박수를 치며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만약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말라의 저자 마크 고울스톤은 또라이 질량 법칙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오히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다. 


"그것은 당신이 뱀의 뇌에게 말을 걸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누구도 뱀의 뇌에게 말을 걸어서는 대화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방이 또라이로 보일 수밖에 없다." 


뱀의 뇌?

사람이랑 대화를 하는데 뱀의 뇌라니? 




사실 인간의 뇌는 뱀의 뇌(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인간의 뇌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3개의 뇌는 모두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때로는 별개의 뇌처럼 기능한다. 가장 심부에 있는 파충류의 뇌는 본능과 관련된 뇌로 즉각적 행동과 반응이 전부다. 위기를 감지했으면 본능적으로 행동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타나는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action)을 관장하는 부분이 파충류(뱀)의 뇌다. 


중간층을 차지하는 포유류의 뇌는 감정을 주관한다. 사랑,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 등의 감정이 일어나는 곳으로 쉽게 말해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을 생각하면 된다.


가장 바깥쪽을 차지하는 인간의 뇌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과 의식적 행동을 주관한다. 파충류의 뇌와 포유류의 뇌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가지고 현명하고 도덕적인 판단을 내리지만 언제나 통제권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인간의 뇌는 포유류와 파충류의 뇌에게 통제권을 뺴았긴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게 필수다. 그리고 설득의 기본은 대화인데 대화는 인간의 뇌와 가능하다. 포유류나 파충류의 뇌와는 대화를 할 수 없다. 오직 인간의 뇌가 통제권을 가져야만 대화도 설득도 가능하다.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에서는 포유류 또는 파충류의 뇌에게 통제권을 빼았긴 상황에서 다시 인간의 뇌로 통제권을 되돌려 놓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FBI 협상 전담반의 공식 교과서 이기도 하다. 




뱀의 뇌를 인간의 뇌로 돌려놓는 방법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경청'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원서판 제목 또한 Just listen이다. 

설득의 비밀이 고작 '경청'이라는 데서 실망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경청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리고 만약 제대로 된 경청을 하고 있다면 인간관계로 인해 힘든 경우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에서 밝히는 경청의 기본은 상대방에 공격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나부터 뱀의 뇌에 통제권을 잃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평온한 상태에서는 쉬울 것 같지만 막상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이 발생하며 감정의 동요가 생기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때 도움이 되는 방법은 감정에 이름표를 붙이는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감정에 '두렵다' '화난다' 등의 이름표를 붙이면 편도체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한다. 편도체는 뱀의 뇌 중 일부인데 편도체를 진정시킨다는 것은 뱀의 뇌를 진정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감정에 이름표를 붙였다면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긴장을 풀어준다. 감정이 사라질수록 전전두엽(인간의 뇌)의 통제력이 강해진다. 

감정의 동요를 느꼈을 때 이름표를 붙이고 심호흡을 통해 전전두엽이 통제권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습이 필요하다. 


단 몇 초라도 빨리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느냐가 곧 사람을 끌어당기고 설득하는 데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판가름하는 경우도 많다. -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中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면 다음 단계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배려는 상대방이 배려라고 느꼈을 때 배려가 된다. 


내가 아무리 배려라고 생각한다 해도 상대방이 배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배려가 아니다.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서는 상대로 하여금 '흥미로운 존재라는 느낌' '중요한 존재라는 느낌' '공감을 얻고 있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한 번만 읽어서는 안 될 책이다. 반복해서 읽고 실전의 연습이 필요하다. 설득의 달인이 되고 싶다면 워크북처럼 활용해야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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