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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Dec 03. 2020

강박증 약물 효과 좀...

언제쯤이면 싹 다 나을까요?

질문


다른 강박증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는데 귀벌레는 여전합니다. 따로 심리치료는 받고 있습니다. 이제 귀벌레만 어떻게 하면 되겠네요. 아침, 저녁으로 자나팜을 복용하고 자기 전에 이 지프람을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얼마 전에 의사가 저녁 약 아빌리파이를 추가해주더군요.

이 약들의 효과와 최대 화과, 기간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할까요? 부작용은 없습니다.


답변


현재 심리치료를 받는 중이라면 약을 좀 끊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약으로 그 증상들을 눌러놓는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지진 않습니다. 지독하게 사라지지 않는 증상에 모조리 압축이 되어 있죠. 약물의 효과는 반감기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대 효과 그런 것들은 기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현재 약물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정신 기관이 약물에 순응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내성이 발생하고 나면 약효가 떨어지고 정신작용이 원상 복구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되면서 증상이 좀 더 발달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되도록이면 약을 끊고 심리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계속적인 약물 복용과 심리치료 병행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식으로 이야기될 수는 있겠지만 심리치료의 효과는 정신과 약물에 의해서 사라질 가능성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심리치료의 질적 측면을 아예 낮춰버립니다.


추가답변


심리치료와 약물의 병행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정신역동을 검토할 수 없을 때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즉, 약물이 일방적인 치료로 받아들여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아동 상담하시는 분들이 약 먹는 아이들 상담을 하면 조금 편하다고 합니다. 약으로 얌전해진 아이들 공부시키는 것은 상담효과나 교육효과와는 별개의 문제로 접어듭니다. 그리고 약물로 인해서 교육효과가 저하되는 경우에는 학습효과에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겁니다.


약물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겠지만 정신 구조가 이미 병리적인 상태일 때 약이 잘 들을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란 약물이 변형시키려는 정신구조에 대한 저항이 드러날 때입니다. 그 방식도 굉장히 교묘하죠. 약물이 환상을 무시하고 자아에 직접 에너지를 공급하는 과정이 관찰되고 연구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물질에 대한 연구가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상담사 중에서도 따로 심리치료받으면서 약 복용을 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현상의 진정에 우선을 두고 있습니다. 정신분석에서는 약물은 주체의 선택입니다. 대신 어느 시점에 약과 거리를 두는 것을 권합니다. 정신분석 과정에서 구조변경이 일어나면 편향된 리비도 처리 방식이 도리어 고통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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